날씨가 더워지며 하루 일과를 보낸 후 시원한 생맥주 한 잔에 피로를 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과음은 피해야 한다.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출근길 운전대를 잡았다가 일명 ‘숙취 운전’이 되어 처벌에 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처벌은 술을 마신 뒤 얼마나 많은 시간이 경과했는지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숙취 운전의 위험성은 음주 운전 못지않게 높은 편이다. 잠을 자고 나면 당사자는 술이 다 깬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은 판단 능력, 반응 속도 등이 술에 취한 상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경찰청에 따르면 체중이 60kg인 남성이 소주 1병을 마신 뒤 혈중 알코올 농도가 정상으로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4시간 47분 정도다. 맥주 2000cc, 즉 생맥주 4잔 정도를 마신 후에는 6시간 18분이 지나야 혈중알코올농도가 정상 수준으로 내려온다. 체중 50kg인 여성의 경우, 소주 1병을 분해하는데 7시간 12분이 소요되며 맥주 2000cc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9시간 28분이 지나야 정상 수치로 돌아올 수 있다.
게다가 여름철은 평소보다 과음을 하기 쉬운 계절이다. 체온 조절을 위해 혈관이 확장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가 빨라진다. 땀을 흘리면 체내 수분 균형이 깨져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되므로 음주 후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평소와 동일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술이 깨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만일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라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 0.2% 미만이라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이라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만일 10년 내 음주운전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이 선고된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 가중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법무법인YK 신덕범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에 비하면 숙취 운전에 대한 경계심은 매우 낮은 편이다. 운전자들조차 숙취 운전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에 새벽이나 오전 시간대에 시행되는 음주운전 단속에 비협조적으로 대응하다가 음주운전거부 혐의가 적용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술을 언제 마셨든,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아지기 전까지는 언제든 음주운전 처벌의 위험이 살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