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11.17(일)
[신형범의 千글자]...빠르게 걷거나 천천히 달리거나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실제 눈으로 확인하니 당혹감이 몰려옵니다. 명절 연휴 동안 긴장을 풀고 입에서 당기는 대로 먹었더니 몸무게가 2kg나 늘었습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평소 체중에 민감한 사람들은 속된 말로 ‘현타’를 경험했다고 한 목소리를 냅니다.

명절 분위기가 예전 같진 않아도 먹는 것 때문에 여전히 스트레스 받으면서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몸매 관리하는 사람에게 명절은 없었으면 하는 기간일 것입니다. 늘어난 몸무게 숫자에 놀라 급하게 무리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닙니다.

적당히 먹고 운동하는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면 됩니다. 건강을 유지하는 목적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을 빼기 위해 걷고 달립니다. 유산소운동은 근력운동에 비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에너지를 태웁니다. 그런데 어떻게 걷고 달려야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을까요. 무조건 오래 걷고 많이 뛰는 건 답이 아닙니다.

대부분 운동은 힘든 만큼 에너지 소모량이 커집니다. 보통 성인이 천천히 걷는 속도가 시속 4~5km인데 이 때가 같은 거리를 가는 데 가장 에너지를 적게 씁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연비가 제일 좋은 경제속도여서 힘은 적게 들지만 살 빼는 데는 그만큼 불리한 속도입니다.

이보다 속도가 높아지면 훨씬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 시속 6km로 걸으면 같은 거리를 가는 데 20% 정도 에너지를 더 사용합니다. 연비가 나쁘지만 살은 훨씬 잘 빠진다는 뜻입니다. 쓰는 근육도 다릅니다. 느리게 걸으면 다리의 작은 근육을 주로 쓰는데 빠른 걸음은 허리 아래 근육 전체를 사용합니다. 그러니 매일 동네공원 한 바퀴를 돌아도 느릿느릿 걷는 사람과 헐떡대며 돈 사람 사이에는 감량에 차이가 납니다. 근육의 발달도 확실히 다릅니다.

이와는 성격이 정반대인 게 달리기입니다. 전력질주가 아닌 한, 빨리 달리든 느리게 뛰든 같은 거리를 달리면 에너지 사용량은 거의 비슷합니다. 빨리 뛰어도, 느리게 달려도 사용하는 근육의 개수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기초체력을 높이거나 기록 경신 같은 목표가 아니라면, 그저 살을 빼고 건강해지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빠르게 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느리게 뛰면 시간은 더 걸리지만 그래봐야 몇 분 차이입니다. 느린 달리기는 무릎 관절에도 부담이 훨씬 적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일반 초보자에게 권하는 속도는 시속 7~9km 정도입니다. 쉽게 계산하면 1km를 7~8분 정도로, 그러니까 아주 천천히 달리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은 걸으려면 최대한 빨리 걷고, 달리기는 천천히 여유 있게 뛰라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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