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9.20(금)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왼쪽), 그룹 'AOA' 멤버 설현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왼쪽), 그룹 'AOA' 멤버 설현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과 관련해 무분별한 중국인 혐오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들도 박쥐를 먹는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룹 'AOA' 멤버 설현의 '박쥐 먹방'까지 언급했다.

황교익은 페이스북에 "신종 코로나 이전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 바이러스로 지구촌은 홍역을 치렀다”며 “이때 박쥐가 이들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뉴스가 충분히 보도됐다"고 썼다.

그러면서 "박쥐로 인한 바이러스 문제를 다들 알만한 상태에서 한국 방송은 박쥐 식용 장면을 안방에 내보냈다. 흥미로운 먹방으로 연출됐고 시청률도 대박을 쳤다. 어떤 언론도 바이러스나 위생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번지자 박쥐 식용은 중국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도구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자 설현이 2016년 4월에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박쥐 고기를 먹었던 장면을 담은 기사들을 공유했다.

황교익은 "한국인도 박쥐를 먹었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30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특정 국민이나 인종이 어떤 음식을 먹는다고 혐오하는 일은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 사람을 미개로 몰고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며 "우리도 얼마 전까지 박쥐를 먹었지만 일상은 아니었다. 중국 사람들도 박쥐를 일상적으로 먹는 것은 아니다. 중국인 블로거가 2016년 박쥐를 먹은 것이 알려졌는데, 중국도 아니고 팔라우라는 섬에서 먹었다. 그 영상으로 중국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불러일으키도록 언론이 많이 부추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BS '정글의 법칙'에서 설현 씨가 박쥐를 먹는 것을 보여준 것과 같은 시기"라며 "중국은 한국의 70~80년대 상황 정도에 있지만 그 모습을 버릴 거다. 유럽 사람들도 혐오 동식물들, 야생 동식물들을 안 먹었는지 알아보면 온갖 것을 다 먹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 일로 한 민족과 국가, 국민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 중국인이기 때문에 그런 음식을 먹고 그런 질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혐오 감정을 만들어 중국인에 대한 혐오, 관리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혐오로 연결해 정치 판도를 만들어 내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총선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황교익의 박쥐'이야기가 주목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간 숙주 동물로 박쥐류와 뱀류가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박쥐류, 뱀류, 오소리등 중국 야생동물의 국내 반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