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키 정상 통화는 지난 3월 6일 이후 3개월 여 만 터키 대통령 "총선 승리, 코로나 대응 국민 지지 반영"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 지지도…文 "일관된 지지 감사" 터키 방문 요청에 文 "대교 현장 꼭 가고파. 만나길 기대" 터키 대통령 "文대통령 손 잡고 차낙칼레 대교 안내하고파"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후 레셉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국 대응 등을 포함해 상호 관심 분야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한·터키 정상 통화는 지난 3월 6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35분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요청으로 정상 통화를 가졌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내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에 이어 다시 통화하게 돼 반갑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한국전쟁 70주년 기념행사 영상 메시지를 보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4대 참전국인 터키와의 우정을 각별하게 생각한다"며 모든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한 터키 정부가 4월 30일부터 한국 기업인들에 대한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터키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에 이어 한국전 4대 파병국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과 통화 시 필수 경제인 교류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고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드린 바 있었는데, 터키 정부가 국경 통제에도 불구, 우리 기업인들이 예외적으로 입국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한국이 총선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결과도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축하드린다"며 "대통령과 여당의 성공은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이끌고 있는 코로나 대응과 대통령의 지도력을 온 세계가 주목한다"며 "터키도 한국처럼 코로나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터키도 일상 활동 재개를 위해 국가 정상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터키는 지난 11일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 입국제한을 철폐했다. 오는 24일부터는 터키항공의 인천~이스탄불 직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터키 정부가 코로나 발생 직후부터 국경폐쇄와 통행금지 등 강력한 조치들을 취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방역 성공에 힘입어 최근 단계적 경제활동 재개조치를 취한 것은 대통령께서 어려운 결단을 내리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방산 분야 등을 포함해 양국 간 긴밀한 경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 및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양국간 긴밀한 경제 협력이 필요하고, 한국의 대(對) 터키 투자도 더욱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면서 "양국 화폐를 통한 무역 결재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경협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방산, 조선 분야에서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터키는 한국에 국산 명품 무기인 K9 자주포 수출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13년 체결된 한·터 FTA(자유무역협정)가 양국 교역과 투자 증진에 기여해 온 점을 평가하며 "양국 경제공동위가 조속히 개최돼 상호 관심사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양국 경제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의 뜻도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했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터키는 한국 정부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지지한다는) 말을 두 번 연속 되풀이하는 등 확실한 지지입장을 표명했다"고 부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터키 방문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지난 3월 중순 터키를 방문하고자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순방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로선 아주 중요한 초청"이라며 "코로나가 진정되면 문 대통령께서 터키를 꼭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터키를 방문하시면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차낙칼레 대교로 안내하고 싶다"며 "차낙칼레 대교는 완성시 한·터키협력의 이정표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차낙칼레 대교는 터키내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현수교다. 한국의 SK와 대림 기업이 터키업체와 컨소시엄으로 건설 중에 있으며 오는 2021년 완공을 예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일관되게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저 역시 차낙칼레 대교 건설현장에 꼭 가보고 싶다. 만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