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체조와 육상 등 기초 종목이 빛난 하루였다.
'도마 황제'의 딸인 여서정(19·수원시청)은 대를 이어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은 깜짝 선전으로 주말 밤 TV 앞에 모인 국민들을 들썩이게 했다.
여서정은 1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합계 14.733점으로 3위에 올랐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의 딸로 3년 전 자카르타 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쥔 여서정은 한국 여자 체조 선수로는 최초 올림픽 포디움 입성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아버지와 함께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첫 부녀 메달리스트라는 대업도 이뤘다.
여서정은 6.2난도의 1차시기에서 완벽한 착지로 15.333점을 받았다. 720도 비틀기를 시도한 2차시기에서 착지 불안에 14.133점에 그쳤지만 메달 획득에는 문제가 없었다.
메달 확정 후 울먹인 여서정은 "여기 오니 자신이 없었는데, 아빠가 장문의 글을 써주셨다. 지금껏 잘 해왔으니 자신을 믿고 잘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고마워했다.
육상에서는 우상혁이 전국을 들었다 놨다.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4위에 올랐다.
메달 없이도 눈부신 성과다. 한국 남자 높이뛰기 신기록이자, 한국 육상 트랙·필드의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이다. 1997년 이진택이 세운 2m34의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1차 시기에서 2m35를 넘은 우상혁은 2m37의 1차 시기를 실패하자 메달 획득을 위해 곧장 2cm를 올려 2m39에 도전했다.
2m37를 넘어도 4위 밖에 할 수 없었기에 과감히 승부수를 던졌다. 두 번의 시도에서 모두 2m39에 가로 막힌 우상혁은 곧바로 일어나 거수경례를 한 뒤 밝은 표정으로 혈투의 끝을 알렸다.
남자골프에 나선 임성재(23)와 김시우(26)는 입상이 무산됐다.
임성재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 공동 22위를, 김시우는 임성재에게 2타 뒤진 공동 32위에 만족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잰더 쇼플리(미국)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요트의 간판 하지민(32·해운대구청)의 도전은 7위로 막을 내렸다.
하지민은 남자 1인승 딩기 레이저급 메달레이스에서 5위에 올라 10점을 받았다.
하지민은 10차 레이스 합계 114점을 더해 124점으로 전체 35명 중 7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요트에서 10위권 이내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트는 1위 1점, 2위 2점식으로 점수를 부여해 최종 점수가 낮은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야구 대표팀은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4-3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약속의 9회'였다. 1-3으로 끌려가던 야구 대표팀은 9회에만 3점을 뽑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대타 최주환의 안타를 시작으로 박해민, 이정후, 김현수가 뒤늦게 힘을 냈다.
야구 대표팀은 2일 낮 12시 이스라엘과 재대결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준결승에 진출한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8위이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동메달을 획득한 세르비아를 마지막까지 괴롭혔지만 61-65로 석패했다.
2008년 베이징대회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으로 돌아온 여자농구 대표팀은 FIBA 랭킹 3위 스페인(69-73), 4위 캐나다(53-74)전에 이어 3연패로 탈락했다.
FIBA 19위에 불과해 맥없이 물러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을 딛고 접전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