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9.18(수)
위장막을 통해 오히려 홍보 효과를 거둔 혼다 시빅 타입R 프로토타입 〈사진=혼다 공식 홈페이지〉
위장막을 통해 오히려 홍보 효과를 거둔 혼다 시빅 타입R 프로토타입 〈사진=혼다 공식 홈페이지〉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가끔 운전하다 보면 랩핑지나 위장막으로 뒤덮인 차량을 보곤 한다. 대부분 출시를 앞두고 각종 테스트를 진행하는 차량들이다. 위장막으로 차체를 덮은 것은 어떤 차량인지 운전자들이 알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다.

이런 위장막이 요즘 일부 완성차 업체 사이에선 고도의 마케팅 용도로 활용된다. 신차의 정보 유출을 막아주는 위장막으로 오히려 차량을 돋보이게 해 판매량을 증가시키려는 의도다.

대표적인 업체가 혼다다. 혼다는 지난 1월 일본 치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오토살롱 2022’에 랩핑지로 요란하게 차체를 감싼 시빅 타입R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시빅 타입R은 일반 시빅의 파생 모델로 오랜 세월 인기를 누렸다. 모터쇼 최신형 시빅 타입R 프로토타입은 이미 외장이 공개된 터라 굳이 위장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도 혼다는 테스트 차량처럼 시빅 타입R 프로토타입 차체를 랩핑지로 감싸 되레 시선을 끌었다.

요란한 홍보 글귀로 오히려 시선을 끈 롤스로이스 스펙터의 위장막 〈사진=롤스로이스 공식 홈페이지〉
요란한 홍보 글귀로 오히려 시선을 끈 롤스로이스 스펙터의 위장막 〈사진=롤스로이스 공식 홈페이지〉
전기차 시프트로 요즘 바쁜 롤스로이스도 비슷한 전략을 썼다. 지난달 말 롤스로이스는 자사 첫 전기차 스펙터의 혹한 테스트 소식을 전하면서 새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진 속의 스펙터는 차체 전체를 랩핑지로 감싼 상태였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차량 실루엣 외의 외관 정보를 철저히 숨겼다. 그런데 래핑지에는 ‘조용하고 강한 전기차를 지향하는 스펙터’ 등 요란한 글귀가 들어갔다. 롤스로이스는 이런 문장들을 통해 테스트 차량이 바로 스펙터라는 점을 역으로 강조했다.

참고로 요즘 테스트 차량들은 내‧외관을 감추기 위해 과거와 달리 위장막 대신 래핑지를 주로 활용한다. 래핑지를 두른 차량 사진을 접한 자동차 마니아들의 스펙 맞히기도 여전히 인기인데, 최근에는 전기차가 주류를 이루면서 그릴이 없는 모델이 많다 아무리 위장을 해도 대략적인 차량 앞쪽 디자인은 출시 전 대략적인 파악이 이뤄지는 형편이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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