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실온보관 간편식…성장세 가속화 국내 레토르트 식품생산 4년새 45%↑ 가정간편식도 올해 5조원대 성장 전망 일반식품을 실온서 12개월 보관 유통 벤처社 '아침', 첨단 포장공법 개발 눈길
[비욘드포스트 이은실 기자]
간편식 시장 성장세가 매섭다. 과거 카레, 짜장 등 간편 소스에서 반찬, 유아식, 국·탕류, 디저트류까지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상온간편식에서 실온간편식으로 확대되면서 성장세는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지역특산물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실온포장으로 보관·유통·배송되면서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폭락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식품공전 상 상온은 15~25℃를, 실온은 1~35℃를 뜻하는 것으로, 상온은 실온에 포함되는 개념이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레토르트 식품 생산액 및 출하액은 2015년 7771억2700만원·7780억8200만원, 2016년 7669억800만원·7625억3900만원, 2017년 8318억7700만원·8320억8400만원, 2018년 9361억7400만원·9239억4300만원, 2019년 1조1347억6400만원·1조1277억1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출하액의 경우 2015년 대비 2019년 3496억3600만원(44.94%)이 증가했다.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 역시 급성장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aT,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2016년 2조2682억원, 2018년 3조300억원, 2020년 3조6511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HMR는 간편한 식사 대용품으로 식재료를 가공·제조·포장한 완전 또는 반조리 형태의 식품을 말한다.
이는 1인 가구가 늘면서 혼밥족 중심의 간편식 시장이 본격화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양적성장과 함께 질적성장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역특산물을 중심으로 실온포장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 아침(주) "보존료 없이 무균 보관"…자회사 '실온푸드' 식품가공·공급 확대
일반 식품을 실온에서 12개월까지 보관·유통·배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아침(주)이 주인공으로, 자회사인 (주)실온푸드는 아침(주)의 식품가공 및 포장기술을 다양한 식품에 적용해 국내외 유통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유통 중인 제품들은 레토르트멸균 제조공법으로 완전 살균해 개별 포장한 것으로,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세균이 번식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2019년 5월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아침(주)은 2021년 10월 Kibo-Star밸리 기업에 선정됐고, 2021년 11월 축산물가공품, 즉석조리식품의 제조 및 도소매에서 글로벌 식품 안전 경영시스템 FSSC22000 인증을 받았다.
■ 호주·홍콩 등 국내외 편의점·마트 유통…아침란·아침고구마 인기
HACCP인증 자체 공장에서 농·축산물 개별 살균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신제품 생산 후 반 년 만에 편의점 및 대형마트 입점에 성공했다.
현재 CU, GS25, 홍콩글로벌세븐일레븐 등 국내외 편의점에 실온포장된 식품 등을 공급·판매 중이다.
계란은 매달 50만개씩 팔리고, 단호박·감자·닭가슴살·옥수수·삼겹살스테이크·떡볶이·조청가래떡·연어스테이크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침란은 수분을 난각과 흰자 사이에 모이게 하는 특수 공법 기술로 생산돼 영양소는 유지시키고, 고소한 맛을 높였다. 아침고구마의 경우 출시하자마자 호주와 아시아 주요 국가로 수출됐다.
■ 나물·굴비에 샐러드까지 지역 특산물 중심 개발도 본격화
최근 배추김치와 묵은지, 나물·두부·떡·닭갈비·닭갈비빵·굴비·전 등 개발을 완료했고, 곧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샐러드·사과·복숭아·배·무화과·감·대파·양파·전복·호두과자·만주·누룽지 등 지역특산물 중심으로 개발 중이다.
특히 배추·무·고추·마늘·양파·대파·감자 등 양념채소류를 중심으로 실온포장을 통한 유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대부분 노지 채소로, 딸기 등 시설채소와 달리 대량 생산되는 특성상 이상기후 등으로 출하물량 변동폭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농산물 과잉생산으로 작물을 갈아엎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다. 이처럼 과잉 생산된 농작물을 실온포장으로 장기간 보관할 경우 농민은 물론 소비자 역시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게 (주)실온푸드의 생각이다.
■ '실온 특수포장'채소 장기간 보관…과잉생산 농작물 가격안정 효과
올해 역대 가장 뜨거운 여름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추값 폭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어린 배추가 햇볕에 노출될 경우 녹아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실온푸드는 시론푸드기술이 적용된 특수 포장기술로 농가 소득 증대, 지역 내 상품 배송 시스템 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시론푸드 포장공법은 모기업인 아침(주)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스티로폼 박스나 아이스팩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시론푸드공법은 실온 보관이 가능해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박스만으로 유통이 가능하다. 스티로폼과 아이스팩이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것과 대별되는 특징이다.
스티로폼은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가볍고 단열성이 좋은 반면 재활용이 어렵고, 아이스팩은 폴리아크릴레이트로 이루어진 것으로 하수처리장에서도 걸러지지 않고 매립을 해도 잘 썩지 않으며 수분을 머금고 있어 소각도 쉽지 않다.
시론푸드기술로 식품을 실온에서 보관·유통·배송할 수 있도록 했고, 냉동·냉장이 아닌 실온에서 최장 12개월까지 방부제나 보존료 없이 유통기한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제철과일, 비수확기에도 맛 그대로 저렴하게 즐겨
우선 복숭아를 시범 적용하고, 이후 사과, 배 등 대표적인 제철 과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복숭아의 경우 대개 6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수확하는 과일로, 수확기가 지나면 판매처를 찾기 어렵고, 구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을 맞고 있다.
딸기, 배, 사과 등 과일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비수확기에 구매 혹은 유통할 경우 냉동 및 진공포장으로 보관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나 갈변현상이나 맛이 떨어져 상품성이 낮아진다.
(주)실온푸드는 복숭아를 시작으로 제철 과일을 제조·유통할 경우 비수확기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생과일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실온푸드 박중혁 대표는 "전국 지역특산물 및 농산물, 유명 먹거리에 시론푸드 기술이 적용된 특수 포장기술로 농가 소득 증대, 지역 내 상품 배송 시스템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현재 지역특산물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유통·판매할 수 있도록 지역공장망을 구축하는 한편 음식점 대상 식자재 유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주 아침(주) 회장은 "식품의 편리함과 더불어 안전성과 맛을 더욱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안전은 경쟁력을 결정짓는 큰 부분"이라면서 "각종 영양소를 고루 함유한 건강한 먹거리를 편하고 맛있게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농수산물, 축산물 등으로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