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11.15(금)
사진=최윤경 변호사
사진=최윤경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을 노린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무담보 저금리 대출이 있다는 문자를 보내 꾀어내거나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등 방식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요즘에는 단순히 피해자만 물색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가담하도록 유인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범죄 조직의 일원으로 처벌에 이를 수 있어 더욱 주의 해야 한다.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스미싱 범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를 직접 만나거나 약속한 장소를 방문해 현금을 수거해 오는 역할을 수행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이 사람을 흔히 수거책 또는 전달책이라 부르는데 현장에서 검거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범죄 조직에서는 조직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뽑아 이러한 역할을 맡긴다. 문제는 이들을 모집할 때, 범죄라는 사실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일반적인 기업인 것처럼 속여 선발한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그럴 듯한 기업처럼 꾸며 놓고 사람들을 모집하기 때문에 당장 취업이 급한 구직자들은 속아넘어가기 일쑤다. 일을 시킬 때에도 거래처에서 대금을 받아오는 것이라는 둥 교묘하게 업무 지시를 하기 때문에 수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기 쉽지 않다. 물론 고액의 보상에 눈이 멀어 자발적으로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부업을 찾던 주부나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했던 취업준비생, 실업자 등이 덫에 걸리는 사례도 결코 적지 않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보이스피싱 및 스미싱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고자 피해자로 하여금 제3자 명의의 계좌에 돈을 송금하도록 유도한 후, 이 돈을 범죄 조직의 계좌로 다시 송금 받는 수법을 쓴다. 이 때, 제3자는 착오로 인해 잘못 송금했으니 다시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아 선의로 돈을 보내줬다가 졸지에 보이스피싱에 동조했다는 혐의를 받게 된다.

이러한 문제에 연루되면 사기방조 내지는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하며 해당 계좌가 지급정지 되어 금융 거래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원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등 무거운 책임까지 져야 한다.

유앤파트너스 최윤경 검사출신 변호사는 “많은 사람들이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피해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동조자가 되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위험성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만에 하나 연루될 경우 처벌 외에도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많으므로 언제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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