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군대에서 벌어지는 군성범죄는 형법이 아닌 군형법이 적용된다. 군성범죄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에 비해 법이 정한 형량이 훨씬 무겁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형법상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강제추행이라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군형법상 강간죄가 성립하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군형법상 강제추행의 경우에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무겁게 처벌한다.

이처럼 군성범죄를 민간에서의 범죄보다 더욱 엄중히 처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범죄를 처벌하는 이유는 범죄 행위로 인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법익이 침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성범죄는 단순히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로 인해 군 전체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군의 기강을 문란케 하는 부작용까지 일으킨다. 이러한 행위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군의 전투력이 저하되어 국토수호라는 의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군성범죄를 매우 엄히 다스리는 것이다.

다만 군대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라 하더라도 무조건 군성범죄로 보기는 어렵다. 군인이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나 민간인이 군인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는 형법 등 다른 관련 법에 따라 처벌된다. 군성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분이 군형법상 군인 또는 군인 등에 해당해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군인이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와 준사관, 부사관, 병을 말한다. 군인 등이란 군인은 아니지만 군인에 준하여 군형법이 적용되는 대상으로 군무원이나 군적을 가진 군 학교의 학생, 생도, 사관후보생, 부사관후보생과 학군사관후보생 등이다. 예비역이나 보충역, 전시근로역이라 하더라도 소집되어 복무 중이라면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다.

과거에는 군대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를 군사경찰과 군검찰이 수사하고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했다. 하지만 폐쇄적인 군 문화의 특성으로 인해 당사자들이 불필요한 피해를 추가로 입는 일이 많아지면서 지난 7월부터 군사법원법 개정안을 시행하여 군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1심부터 민간에서 수사, 재판을 하게 되었다. 당사자들의 인권을 더욱 보호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군검사 출신의 법무법인YK 이응돈 변호사는 “예전에는 군성범죄가 발생하더라도 사건을 공론화 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지만 지금은 외부의 도움을 받거나 주변에 피해 사실을 알리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과거에는 오해나 장난이었다는 변명으로 사건을 무마하곤 했으나 지금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므로 군성범죄를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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