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는 원조 기관인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가 우리 기업의 전문성을 살린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의 경제 사회 발전을 지원한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인 ESG가 기업의 중요한 경영전략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기업의 자본과 아이디어, 코이카의 국제개발협력(ODA) 경험을 결합해 원조의 효과성을 배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코이카는 이같은 내용의 ‘코이카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21일 경기도 성남시 코이카 본부에서 삼성전자㈜, SK임업㈜, 유한킴벌리㈜ 3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코이카 손혁상 이사장, 홍석화 사업전략·파트너십본부 이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김수진 부사장, SK임업㈜ 정인보 대표, 유한킴벌리㈜ 손승우 부문장(부사장)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약정에 따르면 코이카와 3사는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각 기관의 전문성에 기반하여 ESG를 주제로 한 원조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코이카와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아프리카의 전자 폐기물화를 방지하고, 스마트폰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한 아프리카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중고 스마트폰 3천 대와 텔레비전 150대를 활용한 혁신 업사이클링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SK임업은 코이카와 베트남 북부 산악지역 산림복원 및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전수한다. 베트남 정부와 협력하여 베트남 산림 전용 및 황폐화 방지 사업을 추진하고 산림관리를 위한 기술 적용 지원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베트남 정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
유한킴벌리는 코이카와 오는 2027년까지 53억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우수한 기후환경 스타트업이나 사회적기업을 발굴한다. 환경문제를 해결할 실행력과 가능성을 갖췄지만 투자 기회를 얻지 못한 동남아시아 기반의 창업 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임팩트 투자를 실행한다.
사업 규모는 1건당 최대 100억 원이다. 코이카가 개별 사업 당 연간 10억 원(사업 기간 5년 기준)까지 최대 50억을 무상 지원하면 대기업·중견기업이 1:1 매칭 기준을 적용하여 코이카 분담액과 동일한 수준으로 재원을 투입한다. 단, 공동기획 투자형 사업은 총 50억 내외 규모이며, 코이카는 연간 5억 원 이내, 최대 25억을 지원한다.
이는 앞서, 코이카가 기업과 협력해서 진행한 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IBS), ESG 임팩트 투자사업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코이카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는 최근 ESG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개발협력에 적용한 신규 사업이며, 기업과 코이카가 공동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발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손혁상 코이카 이사장은 “이번 협업을 통해 기업의 ESG 경영 수요를 코이카가 가진 개발협력 노하우와 연계함으로써, 기업은 기업별 비즈니스 분야와 ESG 전략에 맞는 효과적인 원조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코이카는 궁극적으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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