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치솟는 식재료와 인건비 등으로 이른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을 호소하고 있는 직장인들은 올여름 몸보신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 모 씨(39)는 "유난히 여름을 타는 탓에 보양식을 꼭 챙겨 먹는 편이지만 올해엔 세 번의 복날 중 하루라도 삼계탕을 먹을 수 있다면 다행"이라며 "근처 삼계탕집의 삼계탕 가격이 대부분 2만 원 가까이인데 점심 한 끼 2만 원은 과하다"고 토로했다.
복날 앞두고 삼계탕 수요가 늘면서 삼계탕 전문점의 가격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4년 4월 서울의 유명 삼계탕 전문점들의 가격 정보를 살펴보면 고려삼계탕 2만 원, 토속촌 2만 원, 파낙스 1만 8,000원, 호수삼계탕 1만 8,000원 등 대부분 2만 원 가까이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이 공개한 외식비 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 5,823원, 서울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 6,846원이다. 지난해 4월 서울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 6,346원으로 일 년 새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삼계탕 가격의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아직 몇 차례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삼계탕 가격은 16,346원에서 5월 16,423원으로 0.4% 오른 후 7월과 8월 두 차례 16,692원 16,846원으로 약 1.3%가 올랐다. 4월 이후 성수기에 가까울 수록 가격이 오르다가 성수기가 지나고서야 가격이 안정되는 패턴이다.
생닭의 가격도 벌써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육계 kg 별 가격은 평균 5990원으로 지난달 대비 1.9% 상승, 지난주 대비 3.1% 상승했다.
직장인들은 이미 높아진 점심 비용에 도시락을 싸거나 구내식당 이용, 편의점 간편식으로 눈을 돌리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인데 삼계탕 2만 원은 딴 세상 이야기 같다는 반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기본 삼계탕이 2만 원인 것이지, 부재료 몇 개 더 들어가면 3만 원은 우습다", "올해는 무조건 집에서 해 먹기로 했다", "물에 닭 넣고 끓이는 것 이외에 뭘 특별하게 더 한다고 이 가격인가?", "가게에서 먹는 게 더 맛있는 걸 몰라서가 아니라 비싼 게 문제"라며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