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9.29(일)

[더 뉴 아우디 Q8 e-트론 시승기] “차 무게만 2.6톤인 이 차가 이렇게 잘 나간다고?!”

승인 2024-06-24 13:51:13

공도는 물론 험지에서도 드라이버의 믿음에 응답하는 모습 인상적
공인 주행가능거리 368㎞는 아쉬움으로 남아

주행 중인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아우디코리아 제공)
주행 중인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아우디코리아 제공)
[비욘드포스트 한장희 기자]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핸들을 잡고, 도로로 나와 엑셀·브레이크 패드를 밟았을 때 받는 느낌은 “전기차가 이럴 수 있어”라는 의문과 감탄이 공존했다.

재작년 아우디코리아가 국내에 첫선을 보였던 Q4 e-트론에서도 주행 성능은 나무랄 데 없었지만, 그 약간의 단점마저도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공차 중량이 2630㎏ 넘는 고중량이지만, 액셀을 밟았을 때 치고 나가는 가속력과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밀리지 않고 서는 제동력은 이 차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게 가능하다고”라는 생각을 하게끔 했다.

아우디코리아는 2018년 출시한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e트론의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이하 Q8 e-트론)’을 최근 출시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여주시까지 약 90㎞을 주행해 봤다. 집합지인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Q8 e-트론의 모습은 아우디의 기존 디자인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범퍼를 없앤 싱글프레임 마스크 등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전기차의 숙명과도 같은 공기역학 지수를 올리기 위해 차량 하부에 휠 스포일러, 그릴 전면에 자동적으로 라디에이터를 닫는 전기 셔터 등이 적용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앞좌석의 공간, 뒷자석의 공간, 3D서라운드뷰,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평상시 모습, 조수석 쪽 완속 충전기 어댑터, 운전석 쪽 고속 충전기 어댑터,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최대치 모습, 트렁크 공간. (사진 = 한장희 기자)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앞좌석의 공간, 뒷자석의 공간, 3D서라운드뷰,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평상시 모습, 조수석 쪽 완속 충전기 어댑터, 운전석 쪽 고속 충전기 어댑터,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최대치 모습, 트렁크 공간. (사진 = 한장희 기자)
Q8 e-트론에 탑승하면서 느낀 점은 ‘아우디는 조명회사’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됐다. 가장 먼저 차량의 문을 열자 도어 하부에 아우디 로고와 아우디가 공식 스폰서인 바이에른 뮌휀의 로고가 도어 라이트를 통해 투영됐다.

실내에는 엠비언트 라이트와 3개의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감싸 안는 모습이다. 차량의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과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인포테이먼트 시스템, 공조장치 모두 물리적 버튼 없이 전자식으로 갖춰졌다.

응답성은 나쁘지 않다. 원하는 곳을 터치하면 햅틱으로 반응해 운전자가 차량이 인지했음을 알게끔 한다. 다만 물리적 버튼이 아닌 만큼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였다.

주행 질감은 기대했던 만족감을 충족시켰다. 아우디 전기차만의 이질감 없는 주행 성능은 파란색 차량 번호판과 차량의 기초정보 없이 탑승했다면 내연기관 차량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전기차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기분 좋게 탑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차량의 무게가 상당함에 따라 제동성능은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급제동을 걸었을 때 Q8 e-트론은 밀림 없이 원하는 자리에 멈춰 섰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전자식 콰트로 시스템은 다소 포장이 좋지 않은 국도에서도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게 했고, 두 개의 전기 모터를 활용한 구동 시스템은 최고출력 300kW, 400마력이 넘는 고성능으로 차량을 매끄럽게 밀고 나갔다.

험로인 비좁은 산길을 오르는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아우디코리아 제공)
험로인 비좁은 산길을 오르는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아우디코리아 제공)
이러한 Q8 e-트론의 넘치는 힘과 콰트로 시스템은 험로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아우디코리아가 마련한 오프로드 시험장에는 30도 각도의 경사로와 최대 경사 27도의 오르막, 진흙 웅덩이와 차량의 바퀴가 허공에 뜰 정도의 요철 코스 등 극한의 상황에서도 Q8 e-트론이 이를 모두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처럼 느껴졌다.

차량에 올라 처음으로 맞은 험지 코스는 비좁은 산길에다 내리막길이었다. 방심하는 순간 사고로 이어지기에 잔뜩 긴장한 채 브레이크 패달에 발을 올렸다.

무전으로 인스트럭터는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에서 오프로드로 설정하면 경사각을 인식해 자동으로 제동을 잡게 되니 안심하시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된다고 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는데 안정적인 속도로 차량이 서서히 내려갔다.

내리막 코스를 여러차례 반복한 뒤 만난 코스는 보기에도 질퍽한 진흙길이었다.
험로인 진흙길을 돌파하는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아우디코리아 제공)
험로인 진흙길을 돌파하는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아우디코리아 제공)
잘못 들어갔다간 낭패일 것 같았지만, 또 한 번 인스트럭터는 진흙길 중간에 멈춰 세우라고 주문했다.

보통 진흙길은 멈추지 않고 빠르게 탈출하는게 상식이지만, 그대로 따랐다. 인스트럭터는 액셀을 서서히 누르면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이 차량 바퀴의 힘을 분배해 탈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액셀을 서서히 누르자 Q8 e-트론은 부드럽게 진흙길을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
험로인 30도 경사로를 통과하는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아우디코리아 제공)
험로인 30도 경사로를 통과하는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아우디코리아 제공)
이어진 다음 코스에서는 30도 각도 경사로를 타는 것으로 시작했다. 30도 각도 경사로에 진집하자 몸이 왼쪽으로 쏠리면서 전복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Q8 e-트론은 네 바퀴에 동력이 적절히 배분되고, 차량 하부에 배터리 등 무게중심이 있어서 경사면에 붙어있는 듯한 접지력으로 경사로를 탈출했다.

이후 27도 이상의 오르막길에서도 인스트럭터는 액셀 패달을 가볍게 밟아달라고만 했다. 상식선에서는 탄력을 받아 올라가야 할 것 같았지만, 인스트럭터는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과 합산 400마력이 넘는 듀얼 모터의 힘을 믿어달라는 뜻이었다. Q8 e-트론은 인스트럭터의 장담에 호응하듯이 액셀 패달을 가볍게 밟았음에도 놀라운 등판 성능을 보여줬다.

험로 코스 중 요철구간에서의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한장희 기자)
험로 코스 중 요철구간에서의 더 뉴 아우디 Q8 e-트론의 모습. (사진 = 한장희 기자)
험로 코스의 백미는 차량이 바퀴가 허공에 뜰 정도의 요철 구간이었다. 바퀴가 허공에 떠서 지면으로부터 10㎝ 이상 이격된 상황에서 인스트럭터는 멈춰 설 것과 서서히 액셀 패달을 밟을 것을 주문했다. 주문대로 하자 Q8 e-트론이 바퀴 굴림을 조절해 지면에 닿아 있는 바퀴에 동력을 집중해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공도나 험로에서도 Q8 e-트론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차량 가격이 1억이 넘는 상황에서 기존보다 19kWh 늘어난 114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1회 충천시 복합 기준 주행가능거리가 368㎞에 머문 것은 아쉽다.

jhyk777@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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