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최근 전북 전주시 소재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 A군이 교내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여교사를 불법 촬영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위반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알려졌다.
A군은 지난달 26일 오전, 교내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교사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 조사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영상을 촬영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를 활용한 이른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됨에 따라 처벌 기준도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주변에서 불법적인 디지털 성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촬영의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AI)을 악용, 유명 연예인이나 지인을 비롯해 불특정 다수의 얼굴을 나체사진을 합성한 후 이를 유포하는 딥페이크 성범죄도 등장하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 여성가족부가 집계한 디지털성범죄 발생 건수에 따르면, 2019년 4,114건, 2020년 6,983건에 이어 2021년에는 1만 353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23년 불법 촬영물 등의 처리에 관한 투명성 보고서’ 결과, 지난해 인터넷 사업자들이 신고 및 접수한 불법 촬영물은 총 14만 4,813건인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현행법상 디지털 성범죄는 카메라나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여 상대의 동의 없이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하거나 이를 저장 및 유포 협박, 전시·판매하는 등의 사이버 공간을 비롯해 미디어, SNS 등에서의 성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의미한다.
불법적인 촬영을 비롯해 비동의 유포·재유포, 유포 협박, 합성물 제작 및 유포, 불법 촬영물 소지·구입·저장, 사이버 공간 내 성적 괴롭힘 등을 아우르며, 불법 촬영을 행한 이에게는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불법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반포, 판매, 임대, 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 상영한 자도 같은 형량이 부과된다. 해당 촬영물을 소지하거나 구입, 저장, 시청한 자에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불법 촬영물이 사회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형사처벌 외에도 전자발찌 부착,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 아동 및 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비자 발급 제한 등의 성범죄 보안처분이 함께 내려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간혹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법적 처벌에서 자유롭고, 형량 또한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에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는 이들도 있으나, 미성년자라고 할지라도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기준 강화에 따라 소년법에 따른 처분이나 성인에 준하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도움말: 법무법인 태하 이호석 수원변호사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