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9.21(토)
[신형범의 포토에세이]...에펠탑 짝퉁
세계 유명 관광지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했을 때 로마의 콜로세움, 바르셀로나 파밀리아성당, 런던타워 등을 제치고 에펠탑이 당당히 1위에 올랐습니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맞은 1889년 준공한 에펠탑은 명성에 걸맞게 세계 유명 도시 곳곳에 ‘짝퉁’이 만들어지거나 오마주한 비슷한 디자인의 타워를 양산했습니다.

에펠탑의 성공에 배 아파하던 라이벌 영국은 1894년 에펠탑을 본따 블랙풀 타워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높이는 에펠의 절반에 불과하고 철골구조로 대놓고 짝퉁이라는 조롱을 받았고 특히 못생긴 디자인으로 비웃음을 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블랙풀 타워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1958년 일본 도쿄에는 도쿄타워가 완공됐습니다. 디자인은 모방했지만 높이는 에펠탑보다 33m를 더 높여 자존심을 세우고 싶어 했습니다. 에펠탑 건축 당시보다 건축기술의 발달과 외형 치장을 줄여 철골 사용량은 에펠탑 7천 톤보다 훨씬 적은 4천 톤의 철강 구조물을 사용했다고 알려졌습니다.

1999년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에펠탑의 절반이 조금 넘는 크기의 165m짜리 레플리카를 만들었습니다. 레플리카는 그림이나 조각 같은 예술품 원작을 기리고 학습을 목적으로 복제한 것으로 위작과는 다릅니다. 이 레플리카는 패리스호텔의 부속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중국은 2007년 항저우 인근 티안두시에 에펠탑 레플리카를 조성했습니다. 진짜처럼 만든 에펠탑 주변에는 아예 파리시내를 모방한 프랑스식 건물군까지 만들어 역시 ‘짝퉁의 나라’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사진은 일본 나고야시 중부전력 미라이 타워입니다. 원래는 1954년 TV 송신용으로 만든 나고야TV탑이었는데 아날로그 송신이 끊어진 후 2021년 중부전력 미라이(未來) 타워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미라이 타워 역시 에펠탑을 본따 만들었는데 지금은 나고야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이며 나고야의 아름다운 경치를 관람할 수 있는 전망대로 유명합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