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9.19(목)
[신형범의 千글자]...정치를 ‘1도’ 모르는 자의 아침 넋두리
미리 밝혀두는데 오늘 얘기는 특정한 사람, 특정 나라를 겨냥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리고 최근 책을 읽다가 이곳저곳에서 유용한 내용을 발췌해 내가 이해한 대로 요약, 정리한 것에 불과합니다. 내가 배운 것, 알고 있는 것에 비춰 보니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혹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아, 나와는 생각이 다르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국가 지도자를 국민이 뽑는 나라는 200여 년 전만 해도 미국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구촌의 문명국가는 거의 대부분 일반 국민이 보통선거로 국가의 리더를 선출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뽑은 권력자가 선하고 유능하기를 기대합니다.

맞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착하고 능력 있는 지도자를 뽑고 싶어합니다. 실제로 선하고 유능한 인물을 뽑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악한 사람이나 무능한 인물을 뽑기도 하고 최악의 경우엔 악하면서 어리석고 무능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건 민주주의 제도의 불가피한 약점이기도 합니다. 똑같은 민주주의 국가인데 정부의 수준이 나라마다 다른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권력자가 자기 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면서 서슴없이 악을 저지르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권력자가 그런 짓을 못하게 막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게 바로 권력의 제한과 분산입니다. 법치주의, 공직자의 임기 제한,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 언론 자유 등이 그런 장치에 속합니다. 이런 것들은 사악하고 무능한 사람이 권력을 차지해도 악을 제멋대로 저지르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엊그제 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회 개원식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들이 많습니다. 군부독재를 끝내고 민주 정부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라나, 뭐라나. 지혜롭고 유능한 권력자가 국민의 응원과 지지를 받으면서 사회적 정의와 선을 실현하면 참 좋겠지만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국가, 더 많은 자유, 더 유능한 정부를 가질 수 있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말도, ‘누가 해도 마찬가지’라는 말도 할 필요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선을 최대치로 실현하는 제도가 아니라 악을 최소화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국민은 자기들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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