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9.17(화)
부동산 시장 뉴패러다임 안착, 그래도 산적한 과제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수급변화와 같은 내부 요인보다 글로벌 경제 충격과 같은 거시 외생변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그리고 충격 이후 새로운 질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성장했다.

글로벌 금리상승으로 인한 충격이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 여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및 부동산 금융 시장에 새로운 변화 가능성이 도래하고 있으며 건전한 질서가 안착하기 위해서 부동산 업계는 물론 금융권의 역할이 필요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황규완 연구위원의 ‘지금은 부동산 금융시장의 변화를 준비할 때’ 보고서에서다.

보고서는 저성장 고착화, 높아진 금리수준, 저출산 등 불리한 여건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가운데 GDP 대비 100% 수준에 달해 불안감이 높아진 가계부채, 대규모 부실의 재발이 우려되는 부동산 PF 등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시장은 현재의 변동금리, 만기일시상환형 구조에서 고정금리, 원리금 균등상환 구조로 변화가 가속될 것이다. 우리나라 주담대에서 변동금리의 비중은 70% 내외이며 고정금리 주담대의 상당수는 거치 기간(5년 내외)에는 이자만 지불하고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변환되는 형태이다.

2023년 말 기준 순수 5년 이상 장기고정금리 대출은 전체 주담대의 18%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은행권에 순수 고정금리형과 주기형 고정금리형 주담대 상품의 비중을 30%로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둘째, 부동산 PF 시장은 시행사의 자본(equity)부족을 더 이상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행사가 전체 사업지의 3% 내외에 해당하는 소자본만 납입한 채 대규모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현재의 관행은 단기간 내에 대규모 부동산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시환경 변화와 같은 외부 충격에는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주택 부족 해소 차원에서 부동산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그 동안 묵과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일정 수준의 자본이 확충되지 않은 사업일수록 자본조달 등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개인에게 분양하는 양태는 위축될 것이다. 근린상가, 오피스텔, 분양형 호텔, 지식산업센터, 생활형 숙박시설 등 다양한 부동산이 개인 투자자에게 분양되었으나 이들 대부분은 전문적인 임대 및 시설관리가 필요해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그 결과 상당수 상업용 부동산이 공실 상승, 유지관리 비용의 증가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향후에는 상업용 부동산은 전문 부동산회사가 관리․운용하고 개인은 부동산 펀드 등을 활용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얻는 사업 구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금융체계 구축이 미흡할 경우 시장은 우회로를 찾게 되고 건전하지 못한 관행이 자리를 잡게 된다. 가계부채나 반복해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는 부동산 PF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건전한 질서가 정착되기만 하면 국가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금융권도 그 과실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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