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9.18(수)
[신형범의 千글자]...말 잘하는 것과 소통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말을 잘하고 싶어 합니다. 말 잘하고 싶은 이유를 들어보면 학교나 직장에서 발표, 비즈니스 협상에서 유리하게,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의견 다툼에서 이기려고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 바탕에는 다른 사람이 자기 뜻대로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습니다.

‘스피치 전략’ ‘설득 노하우’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법’ 같은 제목이 들어간 책이나 강의를 보면 말하는 데 있어 특별한 방법이나 공식, 전략이 있고 훈련하면 답을 얻을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그러나 말 잘하는 방법을 익혔다고 해서 소통을 잘하게 됐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물론 조금 나아질 순 있지만 스킬만 익히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소통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통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일어납니다. 화려한 미사여구와 재미있는 말솜씨는 소통에 분명히 도움이 되지만 본질은 아닙니다. 말은 잘 못하지만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은 청산유수인데 화려한 말잔치에 그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통은 한 개인이 사는 동안 형성한 인격과 삶의 태도가 묻어 있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소통도 잘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삶을 진실하게 살려는 마음과 노력이 먼저여야 합니다.

따라서 소통을 잘 하려면 상대의 마음을 읽는 방법이나 말 잘하는 기술을 배우기 전에 자신이 타인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소통의 기술은 말하기 기술이 아니라 삶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상대의 말에 마음을 다해 귀 기울이는지, 상대에게 진심으로 관심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자기 탐색이 없는 사람은 지시나 명령은 할 수 있지만 소통하는 건 배울 수 없습니다.

단적으로 말해 말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소통을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침묵한다고 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말을 못하더라도 주눅들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삶과 진심에서 나오는 말은 상대에게 전해지고 그런 말은 반드시 상대의 마음에 가서 닿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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