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5일 여성가족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분석보고는 2022년도에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2,913건의 재판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최종심 선고 결과 징역형이 38.3%, 집행유예 54.8%, 벌금형 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도 분석 결과와 대비해 징역형 비율은 33.8%에서 약 5% 증가했으며, 벌금형 비율은 14.4%에서 약 8%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처벌 강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5세 이하 성범죄 피해자 수는 2,489명으로 2011년 1,655명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집계됐으며, 2021년 이후로 피해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집행유예 비율이 여전히 50%를 넘는 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여전히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의 처벌 수위가 매우 낮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위 여가부의 분석에 따르면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의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적 이미지 제작 방법이 가해자가 촬영·제작하는 방식의 범죄는 2019년 72.7%에서 2022년 44.6%로 대폭 감소했지만, 유인·협박 등에 의해 피해자 스스로 촬영·제작하는 방식은 2019년 19.1%에 비해 2022년 52.9%로 폭증했다.
위와 같은 양상에 관하여 경찰대·김앤장 법률사무소 경력의 성범죄 전문 법무법인 율명 김진욱 변호사에게 자문을 요청했다. 김진욱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유인하고 협박해서 스스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게 하는 범죄 유형은 2019년 N번방 사건 이후로 대폭 증가했다. 이 범죄 유형은 가해자가 처벌되지 않는 피해자를 도구로 이용하여 성착취물 제작이라는 범죄의 결과를 발생하게 하는 것으로, 법적 용어로는 간접정범이라 한다. 예를 들면 성인이 온라인에서 자신을 초등학생 여자라고 속이고 아동·청소년과 나체 사진을 요청해 받는 경우 간접정범에 의한 성착취물 제작죄가 성립한다. N번방 사건 이후로 수사기관에서도 피해자 자기 촬영·제작 방식에 대해 간접정범 법리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고, 수사기관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 역량이 강화되면서 피해자 자기 촬영 방식 범죄유형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되나 소지죄는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범죄가 성립하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피해자에게 성착취물제작을 요청해 받았다고 해도 처벌된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 아동·청소년의 영상 제작 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성착취물제작행위도 위법성이 없어 무죄가 되고, 소지 행위도 그에 흡수돼 무죄로 평가된다. 예를 들면 성인이 아동·청소년과 진지하게 교제하는 중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능력이 되는 아동·청소년이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동의하여 성관계 동영상 등을 제작한 경우 위법성이 없어질 수 있다. 만약 이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한다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수사 초기부터 위법성 조각에 관하여 충실히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