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최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영석 부장판사)는 올해 4월경, 사귀다 헤어진 연인의 주거지에 침입해 잠을 자던 여성 B씨를 폭행, 사망케 하여 상해치사, 스토킹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은 관계의 특성상 피해자가 인지하기 어렵고, 사회적 경각심을 주는 게 중요하다. 피해자는 19세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라며 “건장한 성인 남성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고 그 강도와 횟수, 시간을 고려하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 가해자는 피해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 같지 않다”라고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사건과 같은 교제 폭력 사건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교제 폭력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 정서적, 경제적, 성적, 신체적 폭력을 아우르며, 여기서 말하는 친밀한 관계는 데이트 또는 연애를 목적으로 만나고 있거나 만난 적이 있는 관계, 맞선, 소개팅, 채팅 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인정하고 만나는 관계까지 포괄한다. 사귀는 것은 아니나 호감을 갖고 있는 상태까지 포함할 수 있으며, 이별을 요구하는 상대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이별 후 재만남을 이유로 스토킹하는 경우도 교제 폭력에 해당될 수 있다.

만일 해당 행위로 인해 상대방을 치사에 이르게 했다면 형법 제259조에 명시된 상해치사죄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내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협박 등 스토킹 혐의가 입증되면 기본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 처벌법)도 적용될 수 있고,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 가중처벌이 부과될 수 있다.

사안에 따라 중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이나, 현재 사귀고 있는 관계 또는 이전에 사귀었던 관계 등 우발적인 폭행과 다른 개념을 띄고 있다는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 입장에서는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가해자에 대한 연민 혹은 2차 가해 등을 이유로 선뜻 고소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무작정 숨긴다면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고, 해당 행위가 더 이상 이뤄지지 않도록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 특히 해당 행위가 단순 폭행의 개념을 넘어 살해까지 이어지는 등 범죄의 심각성이 고조됨에 따라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규정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두 번 다시 그와 같은 행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 사실과 관련해 가해자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관계로, 사건 초기부터 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법적 조력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법무법인 태하 김진형 수석 변호사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