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1번째 생일을 맞이한 오세훈(상주)의 멀티골을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을 누르고 조별리그 여정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한국은 15일 오후 7시15분(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앞서 중국(1-0)과 이란(2-1)을 연거푸 제압한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 우즈베키스탄까지 따돌리고 3전 전승으로 '죽음의 조'를 통과했다.
조 1위가 된 한국은 D조 2위팀과 19일 오후 7시15분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도쿄올림픽에 나서려면 이번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 U-23 대표팀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10승1무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14일 안방에서 당한 평가전 1-2 패배 또한 보기좋게 설욕했다.
장신 공격수 오세훈은 홀로 두 골을 책임지며 김학범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전반 5분에는 정승원(대구)의 슛이 몸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의 골로 기세를 올리더니 후반 26분에는 벼락같은 왼발슛으로 우즈베키스탄을 울렸다.
김 감독은 이란과의 2차전 선발 명단에서 6명이나 변화를 줬다. 오세훈이 최전방에 섰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정승원, 엄원상(광주)이 2선에서 지원했다.김동현(성남)과 원두재(울산)가 중원을 형성했고 윤종규(서울), 정태욱, 김재우(이상 대구), 강윤성(제주)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송범근(전북)이 책임졌다.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던 한국은 전반 5분 선제골을 가져갔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정승원이 날린 슛이 오세훈에게 맞고 굴절돼 득점으로 이어졌다. 공은 미리 몸을 던진 골키퍼를 피해 골망을 흔들었다. 오세훈의 득점, 정승원의 도움이 기록됐다.
이후에도 한국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11분에는 오세훈이 머리로 떨어뜨려준 공을 정승원이 달려들면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에 맞고 아웃됐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엄원상의 슛은 높게 떴다.
한국은 전반 21분 한 골을 빼앗겼다. 오른쪽 측면 크로스에 이은 보비르 아브디솔리코프의 헤딩슛에 동점골을 내줬다. 골키퍼 송범근의 판단이 아쉬웠다.
1-1 이후 우즈베키스탄의 공세에 잠시 주춤한 한국은 전반 막판 다시 반격을 펼쳤으나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후반 초반 우즈베키스탄이 거세게 저항했다. 후반 5분에는 야수르벡 야흐시바예프가 날카로운 왼발슛으로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수비수들이 공간을 쉽게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후반 13분에는 송범근이 쳐낸 공이 우즈베키스탄 선수 몸에 맞고 한국 골문으로 흘렀지만 수비수 정태욱이 걷어냈다.
전열을 정비한 한국은 다시 공격의 날을 세웠다. 후반 14분에는 엄원상이 상대 수비 두 명을 제친 뒤 왼발슛으로 기회를 엿봤다. 김 감독은 후반 15분 정승원 대신 이동경(울산)을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유리한 흐름을 지속하던 한국은 후반 26분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땅볼 패스를 받은 오세훈이 돌아서는 과정에서 수비수의 방해에서 벗어난 뒤 기습적인 왼발슛으로 멀티골을 달성했다. 수비의 방해로 중심을 잃었지만 오세훈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슛을 시도해 득점을 이끌어냈다. 얼마 전 입대한 오세훈은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은 남은 시간 탄탄한 수비로 실점을 막고 승리를 확정했다. 후반 38분에는 김태현(울산)까지 그라운드에 등장하면서 필드 플레이어 20명 전원이 조별리그를 모두 경험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C조 경기에서는 이란이 중국을 1-0으로 이겼다. 파상공세에도 좀처럼 골맛을 보지 못하던 이란은 후반 42분 페널티킥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8강행 티켓은 이란이 아닌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갔다. 두 팀 모두 승점 4(1승1무1패)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우즈베키스탄이 +1로 0에 머문 이란을 앞섰다.
C조를 2위로 통과한 우즈베키스탄은 D조 1위팀과 8강에서 격돌한다. 이란은 한 골이 부족해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중국은 3전 전패로 고개를 숙였다.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4골을 빼앗겼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