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요청, 국민삶 전진한다면 당정에 협력" "민주주의 훼손, 역사 퇴행·독주에는 결연히 맞서" "갈등, 분열에 쓸 시간 없어…혁신하기도 모자라, 공천학살? 실력에 따라 인재 쓰고 역할 부여"
[비욘드포스트 김형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28일 "민주당은 극소수 당원들에 의해 휘둘리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간 제기된 팬덤 정치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이 신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팬덤정치 비판을 계속 받았는데 이번 투표율이 낮고 압도적 지지을 받은 것보면 소수 당원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때 31만여명이 투표에 참여했던 점을 언급하며 "지난 전당대회에 비해 투표자수가 더 많다. 또 한가지, 이번 대선 이후 입당했던 30만명 가까운 신규 당원들은 이번에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투표율이 낮았다고 관심이 적었다고 해석하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120만명에 이르는 권리당원이 대상자인데, 그중 40여만명이 투표했다는 건 아마 기록적인 수치일 것"이라며 "이걸 소수 팬덤이라고 말씀하는 건 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보탰다.
당 대표로서 꾸릴 차기 지도부 인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외에 지명직 최고위원 2명과 당 대표 비서실장,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을 선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에 "최고위원 당선자분들과의 간담회에서 중진을 모아 결정토록 하겠다"며 "앞으로 통합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인선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깊이 생각 못했지만 제가 선거과정에서 민주당의 본산이라 할 호남 최고위원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지만 혹여 당선되지 못할 경우 호남을 포함한 지방에 대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특별히 고려하겠다고 말씀드린 적 있다"고 보탰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 후 취임 일성으로 국민과 민생을 강조했다. 사즉생의 각오로 임해 혁신 결과와 민생 개혁 성과로 평가받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국민 우선, 실사구시 대원칙 아래 확고한 민생 개혁에 나서겠다"며 "주권재민의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을 대신하는 정치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국민"이라고 했다.
그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마지막도 민생이다. 평화도, 질서도, 경제도, 환경도 민생"이라며 "국민의 삶이 반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정부여당에 협력하겠다.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바른길을 간다면 정부여당의 성공을 두 팔 걷고 돕겠다"고 했다.
영수회담이 성사될 경우 민생 경제위기 해결에 도움될 정책들을 신속하게, 공통으로 추진하는 것을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 가장 급선무는 민생과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이다. 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주도권을 갖고 있는 정부여당, 특히 윤석열 대통령께 협력할 수 있는 최대치를 협력하겠다. 지난 대선에서 비슷하거나 같은 공략도 매우 많다"며 "좋은 방책이 있다면 머리를 맞대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민생 경제 문제 타개를 위한 구체적 해법에 대해 묻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많았고 주로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 높은 가계부채나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한 경제난에 고통 받는 분들도 많다"며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서민지원 확대도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고 제가 두 번째로 발의한 불법사채 횡행 가능성에 대비한 정책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전당대회 기간 불거졌던 논란과 계파갈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끝까지 아름다운 경쟁을 펼쳐준 박용진 후보, 아쉽게 사퇴했지만 통합의 비전을 제시해준 강훈식 후보 감사하다. 힘찬 박수를 보내달라"며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 아쉬움을 삼킨 다른 후보들께도 축하와 위로의 박수 부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는 작은 차이 때문에 갈등하고 분열하는데 쓸 시간이 없다"며 "혁신하기에도, 국민의 삶을 보듬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에도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상대의 실패에 기대는, 무기력한 반사이익 정치,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발목잡기 아닌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겠다. 울며겨자먹기식 차악으로 선택받는 것이 아니라 최선으로 선택받겠다. 믿음직한 대안 정당으로 국민이 흔쾌히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들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라며 "서러운 국민의 눈물을 닦고, 절망하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과거로의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강자와 동행하며 약자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강자의 횡포를 억제하고 약자를 부축해 함께 사는 대동 세상을 만드는 것,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정치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재집권을 위한 전당적 노력이 필요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당원이 당의 주인으로 거듭날 때, 당이 국민 속에서 국민과 함께 숨 쉴 때, 민주당은 가장 개혁적이고,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강했다"며 당원과 지지자의 열망을 하나로 모아내지 않고 집권은 불가능하다. 다양성이 본질인 민주정당에서 다름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의 원천"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공천학살에 대한 우려에 관한 발언도 남겼다. 그는 "실력에 따라 인재를 쓰고 역할을 부여하겠다. 역량 있고,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는 누구나, 민주당의 확고한 공천시스템에 따라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계파가 아닌 당원과 국민 속에서 성장해온 저를, 여러분이 압도적으로 선출해 주신 이유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당당하게 승리의 길로 나아가자. 새로운 민주당의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 가자"며 "2년 뒤 총선에서, 4년 뒤 지선에서, 5년 후 대선에서, 오늘 전당대회는 승리의 진군을 시작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오늘 함께 해 주신 당원 동지, 국민 여러분이 바로 그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총 77.77%의 득표율을 받아 신임 당 대표로 뽑혔다. 경쟁 후보인 박용진 후보는 22.23%로 고배를 마셨다.
차기 지도부의 일원이 될 최고위원으로는 정청래(25.20%), 고민정(19.33%), 박찬대(14.20%), 서영교(14.19%), 장경태(12.39%) 등이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