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했다는 얘기있는데 기억 안 나" "만난 일 없어…사진도 언론서 처음 봐" 檢출석 결심 묻자 "정면돌파가 제 특장기" 여당 방탄 공세엔 "당 공격 측면도 있어"
[비욘드포스트 김형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해외 도피 중 붙잡혀 국내 송환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일종의 마녀사냥"이라며 "검찰이 기소한다면 미쳤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 KBS 9시뉴스에 출연해 "변호사비 대납이라는 게 대체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주었는지가 한 개도 밝혀진 게 없다. 이 대납이 도깨비 같은 일이지 않나. 일종의 마녀사냥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누군가의 말 같지 않은 의혹을 마치 저하고 관계있는 것처럼 계속 증폭시키지 않나. 이런 건 정말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저는 김성태 회장이라는 분은 만난 일이 없다. 본 일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화 통화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저한테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저는 그게 기억이 안 난다. 술 먹고 전화하는 일이 많다. '나 이 사람 안다' 이걸 과시하기 위해서 전화해서 바꿔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황당한 일이 많다. 그런 경우일지는 혹시 모르겠는데 저는 만난 일도 없고 기억이 없다, 기억이 없는 게 아니라 만난 일은 확실히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분 얼굴도, 제 아들이 그분하고 닮았다는 사진이 올라왔던데 저는 이번 사건 수사하고 송환한다고 하면서 그 사진을 언론에서 본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는 제가 선임한 변호사들에 대한 변호사비를 제가 다 냈다. 그것도 적은 돈이 아니다. 집 한 채 값이 날라갔다. 그런데 20억원을 줬다는데 대체 왜 줘야 되나. 그걸 줄 이유가 없지 않나. 그리고 누가 받았다는 건가. 왜, 언제, 어떤 이유로"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검찰은 어차피 기소할 것이다'라고 밝힌 이유를 묻자 "저는 변호사비 대납 이건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대장동은 있는 사실을 갖고 왜곡해서 '배임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 않나. 시장이 돈을 더 벌었어야 하는데 덜 벌었다, 이런 거 아닌가. 그런데 변호사비 대납이라는 것은 팩트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게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과연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의심을 갖는데 그래서 참 황당하다. 현대판 마녀사냥이다"라며 억울해했다.
오는 28일 검찰 출석을 공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면 돌파가 저의 특장기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사실 변한 건 검사가 바뀌고 또 관련자들의 진술, 이것밖에 없지 않나. 뚜렷한 증거도 없이, 그래서 이게 매우 불공정한 검찰권 행사니까 응하지 말라는 주장도 많이 있긴 하다. 그러나 마치 피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 저로서는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한 게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체로 검찰 수사가 지나치다고 생각들 한다. 예를 들면 몇 년 동안 수사해서 무혐의 처리됐던 걸 다시 뒤집어서 현재 검찰이 저를, 그리고 제 주변 수사를 담당하는 인원이 무려 광주지검 수준의 60명이 넘는다고 한다"고도 했다.
'불체포특권을 없애자는 주장이 과거에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는 우리나라 상황이 이렇게까지 과거로 퇴행할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검찰이라는데가 나름의 중립성, 형평성을 갖고 아무리 권력의 편을 들어도 이렇게까지 없는 것을 지어내서 아예 대놓고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 이런 태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또는 그 주변에 있는 분들에 대해서는 혐의가 명확해도 조사조차도 안 하지 않나. 많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목표를 정해서 누군가는 잡겠다, 이렇게 마음먹고 대놓고 수사 권력을 남용하는 상황이 과연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었나. 군사독재 정권 이전으로 퇴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너무 엄혹하게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을 '방탄'이라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당 대표가 아닌 한 개인이었다면 이렇게 했겠나. 이 공격은 개인에 대한 공격이란 측면도 있지만 당에 대한 공격이란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 개인에 대한 공격이라면 저는 당연히 제 개인 비용을 들여서 개인적으로 사법 대응을 하고 있지 않나. 부당하다, 이 말을 당이 안하는 게 정상이겠나"라고도 했다.
사법리스크 관련 기소나 재판이 차기 총선에 영향이 없을지, 걱정되는지 묻자 이 대표는 "죄가 되든 말든, 무죄를 받든, 그건 몇 년 후니까 한번 죽을 고생을 시작시키겠다, 시간을 뺏겠다, 이게 기본 전략 아닌가 싶다. 저희가 이겨내야 할 몫"이라며 "상대가 원하는 바대로 상대가 의도하는 바대로 끌려갈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는 언제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하자고 생각한다. 지금은 잠시 권력에 의해 폭력적인 폭압적인 행태가 관철되겠지만 결국 국민들 속에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는 공포감, 두려움 이런 것들이 어느 순간 분노로, 투쟁 의지로, 혁 의지로 바뀔 거라고 저는 믿는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인지 묻자 "송사야 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제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인 것이고, 제가 경기도지사 할 때도 무려 4건 기소당해서 2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재판에 끌려다녔다. 그럼에도 전국 최고 시도지사라는 평가를 얻어냈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결국 저의 선이나 역량이라는 것이 인정받을 거라고 보고 그들이 원하는 바대로 공격하면 힘들어서 피하고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 당원이나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