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오히려 사업하기 좋은 시기](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3270819500946146a9e4dd7f596184198.jpg&nmt=30)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사업기회를 엿보는 기업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여전히 꿈틀대고 있으며 반면 좋은 투자처를 찾아 헤매는 자금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약간 놀랐습니다.
지난 주 구글은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기업인 ‘위즈’를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인수금액이 무려 320억 달러(46조원)에 달해 구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입니다. 구글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역사에서도 드문 초대형 M&A로 시선을 끌었습니다.
설립된 지 5년 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몸값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월스트리트저널은 팬데믹으로 세계가 꽁꽁 얼어붙었던 2020년 3월에 위즈가 창업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공동창업자 네 명은 회사 설립과 함께 팬데믹이 터지면서 회사 설립 타이밍이 최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당연히 세계경제는 충격에 빠지고 투자시장도 얼어붙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많은 기업들의 근무형태가 재택 또는 원격으로 바뀌면서 온라인 보안 문제가 크게 대두됐고 기업들은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시장이 침체되고 자금이 돌지 않는 시기에 창업한 테크기업들이 나중에 건실하게 성장한 사례는 많습니다. HP(휴렛패커드)는 1930년대 대공황 때 설립됐고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등장했으며 구글은 2000년 닷컴이 붕괴되면서 쏟아져 나온 인재들을 흡수했습니다. 다들 창업을 망설이는 시기이기 때문에 시장에 경쟁자가 적다는 것도 유리한 점입니다.
또 어려운 시기에 창업하면 창업자의 마음자세도 다릅니다. 시장이 활발하고 돈이 넘칠 때는 너도나도 창업에 나서지만 불황기에는 사업에 진심이라야 독기를 품고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한 이들은 나중에 어려움에 부딪혀도 쉽게 좌절하지 않고 살아날 방법을 찾아냅니다. 다들 불황이라고 말할 때 남들에게는 최악의 타이밍이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최적의 타이밍일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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