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 비핵화 진전 원해…북미 협상 열려 있다" "김정은 답방, DMZ 세계유산 등재 美와 협의해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미국과 이란이 대립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7일 KBS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저는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월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만들겠다고 발표하며 동맹들에 파병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임무 교대를 위해 다음 달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하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최근 중동 정세가 악화되며 부처 간에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검토를 진행중이다.
이 가운데 주한미대사가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호르무즈 파병을 요청하면서 정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 중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안정적인 원유 수급은 물론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딜레마다.
해리스 대사는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협상에 대해서는 양측이 입장을 좁혀 새로운 숫자에 접근하는 등 막판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의 입장을 절충하고 있다"며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분담협상대표는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북미 대화 노력과 동시에 남북 협력을 강조한 데 대해서는 "남북 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기를 원한다"며 "그것이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나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에 대해선 미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언급한 그런 조치들은 미국과 협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는 동맹으로 긴밀하게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북미 협상에 대해서는 "중요한 점은 아직까지 북미간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ICBM 발사 등으로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하고필요하다면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에 대해선 "우리는 지금 막 INF(중거리핵전력조약)에서 탈퇴하고 어떤 무기를 개발할 지 고려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한국이 되었든 다른 나라가 되었든 미사일 배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