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메시지를 직접 친서로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담화다.
김 고문은 특히 북미 정상의 관계가 나쁘지는 않지만 '하노이 회담'과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고 했다.
김 고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새해 벽두부터 남조선당국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대통령의 생일축하인사를 대긴급 전달한다고 하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에 기어간 청와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잊지 말고 전달해달라고 부탁한 내용이라고 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대긴급 통지문으로 그 소식을 알려왔는데 아마도 남조선 당국은 조미(북미)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남조선당국이 숨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며 "한 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대통령의 축하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뇌들사이에 친분관계를 맺는 것은 국가들간의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조선이 김정은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여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김 고문은 "세상이 다 인정하는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런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탁자)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속임을 당하고) 시간을 잃었다"며 "설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인적으로 트럼프대통령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있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개인'적인 감정이어야 할 뿐, 국무위원장은 우리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시는 분으로서 그런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국사를 논하지는 않으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고문은 "명백한 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시설을 통채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윁남(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우(위)에서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면서 "조미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여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축하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고 끼여들었다가 본전도 못챙기는 바보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