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주째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에는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설 명절 기념공연 관람 이후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보도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부친의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것으로 공개 활동을 다시 시작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관례로 굳어진 데다 백두혈통을 환기하는 상징성 있는 일정이라 건너뛸 가능성이 낮다.
김 위원장은 집권 다음 해인 2013년부터 매년 광명성절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지난해 광명성절에도 김 위원장은 당·정·군의 핵심 요인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했다.
다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가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대응에 국가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광명성절에도 공개 활동을 자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혹은 참배 일정을 진행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간부나 주민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국가 존망과 관련된 문제로 규정하고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는 등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하순부터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국제교통편을 차단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내외국인의 격리 생활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이번 광명성절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14일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이 정주년(0 또는 5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며, 여러 동향 등을 감안해서 예년 수준으로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광명성절 전후로 대규모 불꽃놀이, 경축무도회 등 축하행사를 연 바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