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가 중단된 라임 사태와 관련해 전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김모 금융감독원 팀장이 체포됐다. 김 팀장의 로비 정황이 담긴 대화 녹취가 언론에 알려진지 한 달 만이다.
김 팀장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중 라임 사태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팀장은 라임 투자자 한 명이 증권사 간부에게 투자금 환수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을 인수하는 작업을 도울 해결사로 언급되면서 청와대 실세로 지목된 인물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증권사 간부는 “사실 라임 거, 다 막았어요. 이분이 다 막았어요”라며 김 팀장이 직접 라임사태에 깊숙하게 관여했음을 밝혔다.
또 김 팀장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4월 작성한 라임관련 사전 조사서도 청와대로 유출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녹취록을 입수해 분석한 검찰은 16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김 팀장을 체포했다. 체포영장에 적시된 죄명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공무상 비밀 누설죄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팀장이 라임펀드를 인수하려고 시도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일 김봉현 회장이 소유한 스타모빌리티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과 올해 1월 각각 400억원과 200억원을 이 회사에 투자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스타모빌리티가 라임측에 로비를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계장부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정관계 로비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용인 소재의 한 골프장도 압수수색해 김 전 회장과 함께 골프를 친 인사들의 명단도 확보했다. 김 전 회장은 이곳에서 김 팀장과도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김 팀장의 동생을 자신의 회사에 사외이사로 채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