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숨진 현장 근로자는 모두 38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중 9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 중이다.
30일 경찰·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화재로 모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틀간 이어진 정밀수색에서 추가적인 사망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부분 시신의 훼손이 심해 38명의 사망자 중 29명은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9명에 대해서는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중에는 중국인(1명), 카자흐스탄인(2명) 등 외국인 노동자 3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의 경우 중상이 8명이며, 가벼운 부상을 입은 2명은 귀가를 한 상태다.
한편 물류창고 시공사도 사고 수습을 위해 유족들을 찾아 사과를 했다. 이 과정에서 대책을 요구하는 유족측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충돌이 발생했다.
물류창고 공사의 시공사 ㈜건우 대표이사와 임원 4명은 이날 오후 1시55분께 모가실내체육관에 마련된 화재 참사 피해 유족 휴게실을 찾았다. 애초에는 사고와 관련된 브리핑이 예고됐지만, 이들은 사고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유족을 향해 무릎을 꿇고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건넸다. 사과는 5분만에 종료됐다.
제대로 된 브리핑을 기대했던 유족들은 시공사 대표이사가 별다른 이야기 없이 사과만 하고 현장을 빠져나가려 하자 강력히 항의하며, 멱살을 잡는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 대표가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인근 이천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는 29일 오후 1시30분 공사장 지하2층에서 발생했다. 화재 발생 후 소방당국은 인력 410명과 헬기 3대 등 장비 90대를 동원해 이날 오후 6시42분께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지하에서 우레탄 작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지상 2층은 유독가스로 인해 피해가 컸다. 사망자 대부분은 순식간에 번진 불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