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피해가 집중된 미국 뉴욕시에서 최근 부패한 시신 수십구가 실려있는 트럭들이 발견됐다.
NBC뉴욕,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9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께 브루클린 유티카 애비뉴에 정차된 트럭 두 대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트럭 뒤쪽에서 액체가 새어나온다는 이웃 업체의 신고도 들어왔다.
뉴욕경찰(NYPD)은 이날 트럭에 부패한 시신들이 보관용 가방에 담겨 쌓여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며칠 동안 4대의 트럭에서 약 50구의 시신을 발견했다"며 "이는 앤드루 T. 클래클리 장례식장에서 임대해 사용 중인 트럭이며 부패를 막기 위해 내부에 얼음을 채워넣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웃 업소에서 신고한 트럭에서 새어나온 물은 이 얼음이 녹으며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경찰은 "해당 장례식장은 도시 전역에서 밀려드는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며 "트럭을 이용해 시신을 보관하거나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웃들은 "이같은 상황이 꽤 오래 지속된 상태"라고 NBC뉴욕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자치구 회장은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코로나19를 뛰어넘는 충격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우리 지역 사회 전체를 트라우마에 빠지게 만들 것이다. 시신으로 가득한 이삿짐 차, 그리고 트레일러가 도로 위를 움직이고 있었다는 뜻이다"고 했다.
애덤스 회장은 그 트럭 속을 상상할 수가 있겠냐고 되물으며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그들은 (사체가 돼) 서로의 위에 포개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29일 늦은 시각 트럭에 있던 시신을 냉동 기능이 있는 대형 트럭으로 옮기도록 조치를 취했다.
관계자는 "장례식장 측은 냉동 트럭을 요청했지만 일정보다 늦게 도착했고,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이삿짐 차를 동원했다"고 이번 사태를 전말을 설명했다.
장례식장 근처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주 동안 트럭으로 시신이 운반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사체를 그렇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그건 내 아버지, 혹은 내 동생일 수도 있었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뉴욕의 장례식장, 묘지, 병동 등 시신을 관리하는 사업체들은 지난 3월 중순부터 밀려드는 사체로 인한 고충을 호소해왔다. 코로나19든, 그 밖의 원인이든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사체를 묻거나 화장하는 데 약 2~3주가 소요된다고 NBC뉴욕은 보도했다.
특히 코로나19의 피해가 심각한 브루클린과 퀸즈에서는 밀려드는 시신으로 장례식장이 과부하에 걸린 상태다.
경찰은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장례식장에 대한 형사 처벌 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스 회장은 다음주 월요일인 내달 4일 지역 내 유가족위원회를 소집하고 이번 사건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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