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공간, 비말 전파 가능성 커 고령자 특히 위험, 감염 차단 중요 정부 "금년도엔 방문 자제해달라"
<뉴시스>
제58회 어버이날을 맞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에서 생활하는 부모를 찾아뵈려는 가족들이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역당국은 이번 어버이날 만큼은 면회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8일 현재 전국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외부인의 출입 면회가 금지돼있다. 요양병원에는 면회 제한의 행정명령이 내려져있고 요양원 등 요양시설에는 행정지도가 실시 중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4월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인구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어버이날인 8일에 한시적으로라도 면회 등을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하지 않을 정도로 강경한 대응을 진행 중이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의 환경 때문이다. 요양시설은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생활을 하며 밀접한 접촉이 발생한다. 코로나19는 침방울 등 비말 전파가 주요 감염 원인이어서 2m 이상 거리두기가 필요한데 요양시설에서는 이를 준수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대구 소재 한사랑요양병원 관련 128명, 대실요양병원 관련 100명,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 관련 68명, 경산 서요양병원 관련 66명 등의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대규모 전파가 일어난 바 있다.
코로나19가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인 점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코로나19는 젊은층의 경우 감염되더라도 가볍게 앓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지나가기도 하지만 이들로부터 고령자가 감염되면 심각해진다.
국내 코로나19 중환자 25명 중 22명이 60대 이상이며 이 중 8명이 80대 이상이다.
국내 256명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중 47.66%인 122명이 80대 이상, 30.08%인 77명이 70대, 14.45%인 37명이 60대에서 발생했다. 전체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이 92.2%에 달한다.
특히 80대 이상의 경우 확진환자 중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이 25.00%에 달한다. 80대 이상 코로나19 확진환자 4명 중 1명은 사망한다는 의미다. 70대의 치명률도 10.85%로 비교적 높다. 국내 전 연령 코로나19 확진환자의 평균 치명률은 2.37%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실무자로서 금년도 어버이날에는 방문을 하시기 보다는 유선이나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어떨까 하는 권고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입소한 가족의 면회를 마냥 제한할 수는 없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투명 칸막이를 설치해 면회 시 비말 전파를 방지하거나 예약을 받아 야외에서 충분한 거리를 두고 만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 중이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기조를 전환한 만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면회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우수한 사례들을 검토해서 관련된 지침들을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저희가 추이를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들이 마련이 되는 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