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24년 만에 형과 아우가 대결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의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오는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친선경기를 갖는다.
A대표팀과 올림픽에 나설 U-23 대표팀이 친선경기를 갖는 건 애틀랜타올림픽을 앞둔 1996년 4월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A대표팀이 2-1로 승리했다.
두 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오랫동안 소집 기회를 갖지 못했다. 예정됐던 카타르월드컵 예선과 도쿄올림픽이 모두 연기되면서 국가대항전 일정이 사실상 올 스톱됐다.
지난 5일 경기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모였다. 벤투호는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김학범호는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이후 처음 모인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자가격리가 필요한 만큼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부르지 않았다.
두 감독은 이벤트 친선경기를 통해 기존 선수들을 점검하고, 다양한 선수 풀을 확인할 계획이다. K리그 소속 선수들로 각각 23명을 선발했다.
일부 U-23 선수들에 대한 선발을 두고 벤투 감독과 김학범 감독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였다.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은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두 감독님이 선발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 중 겹치는 선수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결국 대한축구협회가 중재에 나서 A대표팀이 U-23 소속으로 뛴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이동준(부산) 3명을 선발했다.
원두재와 이동준은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밖에 김영빈, 김지현(이상 강원), 이창근(상주)도 첫 A대표팀 승선이다.
벤투 감독은 이들 외에 이정협(부산), 골키퍼 조현우(울산), 나상호(성남) 등 기존 멤버들을 불렀다. 윤빛가람(울산)은 2016년 5월 이후 약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학범 감독은 골키퍼 송범근(전북)을 비롯해 이유현(전남), 이상민(서울 이랜드), 한찬희(서울) 등 기존 멤버를 대거 발탁했다. 올해 포항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송민규의 이름도 눈에 띈다.
특히 A대표팀의 김지현과 U-23의 송민규는 연령별 대표팀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다. K리그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벤투 감독은 "약 1년 동안 대표팀 소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훈련하지 못했다"며 "기존 우리와 했던 선수들은 철학과 방식을 복습하는 자리가 될 것이고, 새롭게 오는 선수들에게는 대표팀의 경기 방식과 철학을 소개할 것이다"고 했다.
김학범 감독은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 '아우도 꽤 괜찮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팬들에게 국가대표 축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협회는 이번 친선경기의 콘셉트를 '기부금 쟁탈전'으로 잡았다. 승리한 팀의 이름으로 1억원의 코로나19 성금을 낼 계획이다.
한편, 협회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할 예정이다.
경기장에 입장하는 인원을 최소화한다. 이를 위해 선수단 및 운영인력은 사전에 지정된 인원만 출입이 가능하다. 또 경기장에 입장하는 전원을 대상으로 QR코드 및 발열체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지 않는 한 무관중 경기로 진행할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