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을 두고 현역 선수가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폭로에 나선 이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인 정경은(김천시청)이다.
정경은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021년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 선발전 심사 의혹을 규명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전북 무주군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진행했다. 세계랭킹 상위 선수(복식 기준 8위 이내)를 자동 선발하고, 선발전 성적(50%)과 평가위원회 채점(50%)을 통해 최종 12명을 추렸다.
세계랭킹 10위를 유지 중인 정경은은 9승4패로 탈락했다. 세계 상위 랭커 중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이는 정경은 뿐이다.
정경은은 자신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가 평가위원회 채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선발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7승7패에 그친 다른 선수는 평가위원회에서 정경은을 제치고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은은 "평가점수(50%)에 대한 기준과 세부적인 항목을 알지 못해 승률이 좋더라도 평가위원회에서 얼마든지 부정과 조작이 가능한 선발제도"라면서 "참가 선수들은 본인의 승률 외에는 선발기준도 모른 채 선발전을 치러야 하는 깜깜이 선발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정경은은 심사 부정을 의심할 수 있는 여러 정황들을 포착했다고 했다.
선수 선발 발표일인 지난달 23일까지 극도의 보안이 필요했던 선발자 명단이 이미 특정팀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이 정해졌다는 식의 소문들과 함께 급속히 퍼져나갔고, 선발전이 치러지기도 전 A팀의 B선수가 선발된다는 말들이 선수들 사이에서 떠돌았다는 것이다.
정경은은 "6명의 심사위원중 3명은 이번 국가대표선수 선발전에 참가한 선수들의 지도자들"이라면서 "본인팀 선수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심사하는 납득할 수 없는 선발시스템이었고,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심사위원 구성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을 선발하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 심사위원의 구성이 이렇다면 '과연 공정한 심사가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여자복식 선발 명단이 확정되지 않아 발표가 26일로 미뤄졌다고 주장한 정경은은 "공식 발표가 있기 전인 1월24일 모 선수로부터 남자복식과 여자복식 명단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모 선수에게서 들었던 선발자 명단과 협회에서 발표한 선발명단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정경은은 "이번을 계기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안일한 행정과 심사위원들의 자질과 능력을 재점검해달라"며 대회 기간 중 특정 선수 거론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심사위원 징계와 평가항목, 세부채점기준, 심사위원 자격요건, 심사위원 명단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길 도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