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1988년생 동갑내기 좌완 양현종과 김광현의 거취는 오프시즌 야구팬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2021년을 미국에서 보낸 두 선수는 원소속팀과의 계약 종료로 새 길을 모색 중이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뛰다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미국 진출을 택한 케이스다.
국내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오랜 꿈인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은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빅리그 콜업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양현종은 12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0에 그쳤다. 아쉽게도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탓에 미국 내 타구단 이적은 쉽지 않다. 도전을 지속하기엔 34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그만큼 위험 부담이 따른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자연스레 양현종의 경우 국내 복귀 쪽에 무게가 쏠린다.
양현종은 10개팀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한 FA 신분이지만 보상 규정 탓에 KIA 외에는 선뜻 손대기 힘든 선수가 됐다.
양현종은 지난해 KIA에서 연봉 23억원을 수령했다. 그를 영입하는 팀은 규정에 따라 KIA에 기존 연봉 100%인 23억원에 보호선수 외 1명을 내줘야 한다. KIA가 보상선수를 포기하면 연봉 200%인 46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아무리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팀이라도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액수다.
게다가 양현종은 KIA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르다. 양현종은 국내 복귀시 KIA를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왔다.KIA도 양현종이 간절하다. KIA는 지난달 13일 이례적으로 자료를 내고 양현종과 접촉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리 구단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다. 꼭 잡겠다"고 공표했다.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어느 정도 조건만 맞으면 양현종의 복귀는 어렵지 않게 성사될 분위기다.
김광현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김광현은 양현종과 달리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김광현이 KBO리그로 돌아온다면 보류권을 보유한 SSG 랜더스로 향해야 한다.
올해 선발 로테이션 붕괴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SSG는 김광현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추신수(SSG)는 지난 5일 결산 인터뷰에서 "김광현에게 같이 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러브콜을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선택지는 김광현이 쥔 모양새다. 김광현은 MLB 2년 간 10승7패 평균자책점 2.97이라는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올해 성적도 7승7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46로 괜찮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동행은 막을 내렸지만 그를 필요로 하는 MLB 구단이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광현은 미국 내 제안들을 충분히 검토한 뒤 차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