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장수 음악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34년간 진행한 국민 MC 송해가 8일 서울 강남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27년 4월 27일 황해도 재령 출생인 고인은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배우며 예술계에 입문했다. 1·4후퇴 당시 단신으로 남한에 피란 온 고인은 난리 통에 바닷물로 밥을 지어먹은 기억을 떠올려 본명 송복희 대신 송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본격적인 데뷔는 동아방송이었다. ‘스무고개’ 등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MBC로 옮겨 진행자로서 경험도 쌓았다.
고인을 대표하는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과 인연은 1988년 시작됐다.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송해의 외침과 실로폰 소리는 34년간 일요일 오전이면 어김없이 울려퍼졌다. 송해는 지난 5월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도 누렸다.
전국을 돌며 1000만명 넘는 사람들과 만난 송해는 올해 초부터 건강에 자신이 없다며 ‘전국노래자랑’ 하차 의사를 밝혔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던 지난 1월 병원에 입원했고 3월엔 결국 코로나에 확진됐다. 최근까지 병원 진료가 잦았지만 별세 직전까지는 건강에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지난해 자신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송해 1927’로 영화 팬들과도 만났다. 2012년에는 ‘전국노래자랑’을 모티브로 한 동명 영화에 카메오 출연했다. KBS 2TV ‘나를 돌아봐’ MBC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 등 여러 TV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두 차례 앨범을 내면서 가수로도 활동했다.
오랜 세월 대한민국 방송 문화계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한 고인은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을 비롯해 KBS 연예대상 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