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앞으로 20년간 1921억 달러(약 252조 원)를 투입해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검토 중인 것으로 지난달 22일 각 언론에 보도됐다.충격이 아닐수 없다.삼성은 앞서 지난해 11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미국에 선물한바 있다. 이같은 보도에 삼성 측은 세제 감면 혜택을 위해 제출한 중장기 투자 계획서에 담긴 장기 비전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 발표된 생산시설 외에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은 구체적으로 없다는 해명이다.그러나 이같은 계획이나 검토가 실현될 경우를 상상해보자.삼성전자는 한국 기업이 아닌 미국기업으로 말을 갈아타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의 중요성을 제시하면서 대학내 반도체학과 증설에 이어 인재양성과 지원책등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종을 울리는 대목이다.
지난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지난 20일 웹사이트에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말 테일러 교육구, 매너 교육구 등에 생산시설 건설과 관련해 세제혜택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삼성전자는 신청서에서 텍사스주 중부에 추가로 11개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에 미치는 경제적인 충격이 너무나도 크다.
2개(245억 달러)는 기존 공장이 위치한 오스틴, 나머지 9개(1676억 달러)는 지난해 신규 공장 건설 예정지로 발표한 테일러에 각각 투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삼성이 모든 투자계획을 실행하면 전체 투자액은 1921억 달러에 달하고 약 1만 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생산시설은 이르면 2034년 문을 열고 나머지는 이후 10년간에 걸쳐 건설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는 “새 생산시설들은 론스타주(텍사스주)의 미국 내 반도체 산업 리더 자리를 굳건히 할 것”이라며 “삼성이 중부 텍사스에 대한 투자를 늘려준 데 감사하다”고 밝혔다.삼성전자가 앞으로 20년에 걸친 투자계획을 담은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세제 감면 혜택을 위해서라는 이유다. 텍사스주는 지역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에 10년간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는 챕터 313 세금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올해 말 끝난다.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신청서에 담긴 투자계획이 반드시 투자로 이어질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현재는 서류에 명시된 신규 생산시설을 추진할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장을 언제, 어떻게 짓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아닌 만큼 모든 계획이 현실화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그동안 경기도내에서 공장총량제와 수도권정비법이라는 규제로 인해 국가의 경제동력을 잃어가는 사례가 부지기수다.경기도 이천에 자리잡은 하이닉스 반도체가 10년이상 공장증설이 늦어지기도 했다.경기도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이같은 정부의 지원부족으로 중국등 외국으로 떠난 기업이 얼마나 많은가를 되새겨봐야한다.
이런 국부 유출을 막으려면 기업에 혜택을 과감하게 주고 법인세도 더 낮추는 등을 검토하는 정부의 노력이 어느때보다 시급하다.떠나버린 버스에 손을 들어봐야 소용없다.외국에 나가면 코리아보다 삼성을 외국인들이 더 잘 안다는 웃지못할 사실에 정부는 이제라도 삼성을 설득해야 한다.이는 막대한 국부유출의 신호탄이라는 점이다.가뜩이나 국제적인 3저현상으로 나라와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의 미국내 천문학적 투자검토 계획은 ‘우리나라 경제의 꿈틀거림의 신호탄’이라는 점을 정부와 대통령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