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글로벌 리스크 환경의 변화 속에 지수형 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지수형 보험(Parametric Insurance)은 사전에 정한 지표(지수)가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트리거(trigger) 사건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이 자동으로 지급되는 상품히다.
손실에 대한 보상이 아닌 사전에 정한 금액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기존 보험과 차별화된다. 상품 설계 등에 어려움이 있으나 기존 보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진옥희 연구원의 ‘지수형 보험의 활용과 기회’ 보고서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립성·신속성·유연성으로 대표되는 지수형 보험의 특징은 보험회사의 손해 사정 시 발생하는 문제를 완화하는 장점으로 연계된다.
트리거 사건은 제3자가 측정하고 보고한 매개변수(독립성)가 임계값을 충족하는지 달려 있기에 보험금 지급 관련 분쟁과 소요 기간이 최소화하는가 하면, 단일 혹은 다중 트리거 사건 설정을 통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
Allianz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사이버 위험 및 자연 재해에 있어 전통적 손해보험의 한계(보장 갭 등)를 언급하며 보완책으로 지수형 보험을 제시했다. Allianz는 올해 주요 리스크 요인 중 사이버 위험과 자연 재해를 1, 3위로 선정했다.
지수형 보험은 117억 달러 규모(2021년)다. 2023년9월 지진 발생으로 Gallagher Re는 모로코 정부에 2.5억 달러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소규모 피해 외 국가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난도 보장한다.
특히 2023년12월 AXA Climate는 InsuResilience Solutions Fund(ISF)와 협력하여 토고 지역(주민 70만 명)에 지수형 홍수 보험 솔루션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Intangic MGA는 AXA XL와 협력하여 공기업에게 사이버 공격에 의한 물리적 손실을 보장하는 지수형 보험 상품인 ‘CyFi 보험’을 최초로 제공했다.
진 연구원은 “지수형 보험은 사전에 정한 지수가 실제 피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베이시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며, 트리거 설정 시 방대한 데이터가 요구되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보험회사는 여타 기관과 협력하고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는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특히 농작물 지수형 보험 상품에서 두드러진다고 진 연구원은 설명했다.
2023년3월 Aviva Canada는 인슈어테크 기업 ChelseaPro와 협력하여 NASA의 강수량 데이터(지수)를 활용한 강수 피해 보험을 판매했다.
AXA는 위성 데이터 제공업체 Planet Lab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작물 수확량과 손실을 추정하는 가뭄 보험 서비스를 제공했다.
보고서는 “국내 보험회사도 리스크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신사업 개척 등을 위해 기존 보험 상품과 상호 보완적 역할이 기대되는 지수형 상품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