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12.29(일)
[신형범의 포토에세이]...흰자와 노른자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떠도는 유머가 있습니다. 제목은 ‘경기도민 출퇴근 미스터리’. 경기도민은 1시간30분 전에 출발하면 지각, 1시간40분 전에 출발해도 지각, 1시간50분 전에 출발해도 역시 지각. 그래서 2시간 전에 출발하면 30분 일찍 도착한다는 겁니다. 물론 서울로 출근하는 경우를 가정한 겁니다.

매니아층을 양산한 박해영 작가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의 애환을 현실감 있게 그렸습니다. “걔가 경기도를 뭐라 한 줄 아냐?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 여자친구와 헤어진 남자 주인공이 친구에게 하소연합니다. 자신이 이별한 이유마저 경기도에 사는 것에서 찾습니다. ‘노른자’인 서울에 태어나지 못한 걸 한탄하면서.

‘2020년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 실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 평균 1시간27분이 걸렸습니다. 인천에서 서울까지는 1시간30분, 경기에서 서울까지 1시간24분이 걸렸습니다. 지역 내에서 이동하는 경우는 서울은 47분, 인천 50분, 경기 1시간36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교통카드를 찍고 버스나 전철로 이동하는 시간만 잰 것입니다. 따라서 드라마 주인공처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경우 도어투도어(Door to door)는 최소 3시간 이상 걸릴 것입니다. 만약 한 달에 20일 출근한다면 1년에 720시간입니다. 즉 1년 중 30일을 길 위에서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사진은 당산동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을 찍었습니다. 당산동은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환승역이면서 서울 서쪽의 위성도시 일산과 파주, 부천, 김포 그리고 인천과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허브’입니다. 인생의 12분의 1을 출퇴근에 사용하는 나 같은 경기도민에게 ‘교통’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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