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12.29(일)
[신형범의 千글자]...로또
아차, 당첨번호 맞춰 봐야지… 1등에 당첨되는 꿈이 허무하게 깨지는 게 싫어서 당첨번호가 발표됐는데도 묵히다 보면 당첨번호 발표일을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이러다 덜컥 1등에 당첨돼 놓고도 기한을 놓쳐 당첨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하.하… 당연히 허무맹랑한 걱정입니다.

마침 지난 주 로또 추첨에서 1등 당첨자가 63명이나 쏟아졌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당첨자 수가 많으면 같은 금액으로 그만큼 여러 명이 나눠야 하기 때문에 이번 1등 수령액은 약 4억2천만 원으로 역대 두 번째로 적다고 합니다.

로또(Lotto)는 ‘운명’이라는 이탈리아어로 ‘제비뽑기’를 뜻하는 라틴어 롯(Lot)에서 나왔습니다. ‘복권’을 의미하는 영어 ‘Lottery’도 같은 어원입니다. 1530년 이탈리아 제노바공국은 90명의 정치인 중 5명의 대표의원을 매년 선출했는데 이 영향으로 피렌체 지방에서 숫자 90개 중 5개의 숫자를 추첨하는 ‘5/90 로또게임’을 시작했는데 이를 현대식 로또의 시초로 보는 게 정설입니다.

로또는 나라마다 종류도 다양하고 방식도 조금씩 다릅니다. 미국 ‘파워볼’은 당첨금이 최소 몇 백억에서 몇 천억입니다. 지난 4월에는 1조8천억에 달하는 복권 당첨자가 나와서 미국 역사상 8번째로 큰 당첨금이 됐습니다.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 번으로 이월되면서 당첨액이 쌓인 결과입니다.

우리 로또는 45개 숫자 중 6개가 일치해야 하는데 그 확률은 무려 1/8,145,060로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2등만 해도 숫자 다섯 개가 일치해야 하는데 확률이 1/1,357,510입니다. 당첨금이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기타소득세 30%, 지방소득세 3%를 적용해 약 33%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3억원 이하 200만원을 넘으면 기타소득세 20%, 지방소득세 2%로 22%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200만원 이하는 비과세로 당첨금 전액을 받습니다.

당첨금이 5천원인 숫자 3개 맞히는 것도 쉽지 않은데 생각하기에 따라 복권 한 장 사서 일주일치 희망을 품고 있는 게 큰 손해는 아닌 것 같다는 말에 슬그머니 동의하고 싶어집니다. 동시에 정말 1등에 당첨되면 어떡하지, 하는 상상도 재미있습니다. 쓸 곳이 어디 한두 군데라야 말이지요.

한편으론 천문학적 금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건 아니라던데 나는 어떻게 하면 불행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침부터 이런 허망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한 탓인지 머리카락은 자꾸 가늘어지고 빠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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