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빙그레가 자사의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 ‘메로나’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캐나다에서 발생한 세관 이슈로 메로나의 수출이 잠정 중단되었지만, 빙그레는 빠르게 대응해 대체 제품인 ‘식물성 메로나’를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러시아에서는 K-팝과 드라마 등 한국 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메로나를 포함한 한국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에서 메로나의 품귀 현상이 발생한 것은 현지 세관과 수입업체 간의 분류 문제 때문이다. 캐나다 국경관리청(CBSA)과 수입업체 씨아시아푸드(Seasia Foods)가 메로나를 ‘아이스크림’으로 분류할지, '우유가 포함된 아이스 바'로 분류할지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면서 수출이 잠정 중단됐다.
이로 인해 캐나다에서 메로나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한 상인이 “메로나가 너무 잘 팔리는데 구할 수 없다”는 틱톡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빙그레는 즉각 대처해, 유제품 대신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식물성 메로나’를 대체 수출하며 위기를 넘겼다.
러시아에서도 메로나를 포함한 한국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닐슨IQ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한국 아이스크림 소매 판매가 약 9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러시아 전체 아이스크림 판매액이 27.3% 상승한 것과 비교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한국 아이스크림은 러시아 수입 시장에서도 급성장 중이다. 2023년 1분기 기준 한국은 러시아 수입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120만 달러의 매출로 카자흐스탄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러시아에서 메로나와 수박바, 스크류바 등 한국 아이스크림은 대형마트 전용 냉동고에 진열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러시아의 생활용품 기업 단체인 루스브랜드협회는 "K-팝과 드라마 등 한국 문화의 인기가 러시아 젊은 층 사이에서 높아지면서 한국 아이스크림 판매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 우유생산자 단체인 소유스몰로코는 "평균 이상 소득을 가진 소비자들이 한국 아이스크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러시아산 제품보다 높은 100~250루블(약 1500~3700원)로 판매되고 있다.
빙그레의 글로벌 공략은 유럽과 호주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 식물성 메로나를 수출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네덜란드의 대형 유통망인 알버트 하인(Albert Hejin)과 아시아 마트 체인에서 식물성 메로나는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호주에서는 주요 유통 채널인 울워스(Woolworths)와 콜스(Coles)에 식물성 메로나가 입점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코스트코(Costco)에서도 멜론, 망고, 코코넛 맛으로 구성된 팩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빙그레는 이번 캐나다와 러시아의 성공을 바탕으로 식물성 메로나와 다양한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동유럽과 북유럽으로도 식물성 메로나 판매를 확대하고, 10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편, 메로나는 북미에서도 연간 1,800만 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메로나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식물성 메로나와 같은 현지화 제품을 통해 더 많은 국가에서 매출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