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블록》에 출연한 서른여섯 살 이다슬 씨의 직업은 성우입니다. 이 밖에도 아나운서 요가강사 댄스강사 스피치강사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까지 무려 5개의 직업이 더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N잡러’입니다. 그런데 이 씨가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직장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나 부업을 하는 N잡러가 주변에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평생직장은 이미 낡은 개념이고 자기만의 전문직업으로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는 ‘평생 직업’의 시대도 지났습니다. 앞으로는 한 사람이 평생동안 평균 5~6개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은 이미 10년 전에 “우리는 6번째 직업에 대한 교육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6번째 직업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도 하버드를 나온 사람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도 능히 대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교육도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새로 설계해야 합니다. 생애 초기 몇 년 동안 배운 걸로 평생 사는 시대가 아닙니다. 그동안 학교가 가졌던 독점적 지위도 사라졌습니다. 과거 ‘교육’은 학교를 뜻했습니다. 하지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엔 교육의 개념이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40대 이상 성인 중에서 자기 전공을 살려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고 해서 매시간 매분 행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다슬 씨가 이뤄낸 직업들도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계속되는 실패에 위축되기도 하고 감당하기 힘든 주변의 압박과 가족과의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개의 직업을 갖게 된 것은 개인의 노력과 시대의 필요가 만들어낸 현상일 뿐입니다.
어릴 때 ‘꿈이 뭐냐’고 어른들이 묻는 게 사실은 무슨 직업을 갖겠냐는 뜻이었습니다. 취미로 돈을 벌 수 있으면 직업이 됩니다. 꿈이나 취미가 꼭 직업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직업을 그만두고 꿈을 쫓고 싶다는 사람도 있는데 무작정 꿈을 쫓는 것도 이상합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하나의 직업만으론 살기 힘들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려면 한 가지 전문영역도 중요하지만 모든 직업에 통용될 수 있는 기초학문을 튼튼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바탕이 되면 각각의 직업을 거칠 때마다 경험이 만들어 낸 통찰이 자신만의 컨텐츠를 풍부하게 하고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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