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협의이혼과 달리 재판상 이혼은 민법 제840조에 규정된 이혼 사유가 있다면 일방의 청구로 시작될 수 있다. 이혼을 희망하는 사람, 즉 원고가 가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면 상대방이 개입하지 않아도 이혼소송 절차가 개시된다. 이혼소송의 상대방, 즉 피고는 이혼 소장을 송달 받은 후 기한 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갑자기 날아온 이혼 소장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우선 이혼을 요구 받은 피고로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대응 중 하나가 ‘외면’이다. 이혼을 희망하지 않는 경우, 이혼 소장에 대한 답변서 제출을 피하면 이혼소송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재판상 이혼은 이혼 당사자의 의사보다는 민법상 이혼 사유가 있는지 없는지를 기준으로 이혼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중단되거나 무산되지 않는다. 오히려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원고의 뜻대로 이혼소송이 진행될 가능성만 높아진다.

따라서 이혼을 하고 싶지 않거나 상대방이 주장하는 소장의 내용 중 반문할 내용이 있다면 이를 답변서에 담아 제출해야 한다. 이혼 소장 내 청구 취지나 청구 원인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가 가장 잘 담겨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여 반박할 만한 자료를 수집, 답변서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답변서를 제출한 후에는 가사 조사가 개시되어 사실 관계를 조사하므로 답변서에 거짓을 꾸며내서는 안 된다. 또한 답변서는 소장을 받은 후 3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므로 기한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답변서를 작성할 때에는 이혼에 대한 본인의 입장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이혼을 원치 않는다면 상대방이 주장하는 이혼 사유가 실재하지 않으며 이혼이 기각되어야 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 이혼을 원하지만 상대방이 주장하는 이혼 사유와 그에 따른 위자료 청구, 그 밖의 재산 분할이나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권 등 주요 쟁점에 대하여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해야 한다.

법무법인YK 고양분사무소 장준용 이혼전문변호사는 “갑자기 이혼 소장을 받게 되었다면 당혹감이 커서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왕좌왕 하다가 답변서 제출 기일이 지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이성을 되찾아 대응해야 한다”며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미 진행 중인 이혼소송을 외면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싶다면 답변서 제출부터 조정기일, 재판 기일 등에 꼬박꼬박 참석해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홀로 대응하기 어렵다면 경험이 풍부한 이혼전문변호사와 상담하여 내 입장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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