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편의점 업계의 선두주자인 세븐일레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1988년 법인 설립 이후 최초로 희망퇴직 신청을 실시하는 세븐일레븐은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편의점 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소비 침체로 인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2022년과 2023년 연이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올해 상반기에도 44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은 매출 증가세가 꺾이며 위기론이 불거진 상황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조치를 통해 45세 이상이거나 현 직급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18개월 치 급여와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을 제공하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 마감은 다음 달 4일까지다.
세븐일레븐의 이번 희망퇴직은 고강도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2022년 인수한 미니스톱의 점포 브랜드 전환과 함께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면서 점포 수는 1만 4,265개에서 1만 3,130개로 감소했다. 또한 현금인출기(ATM) 사업부 매각도 추진 중이다.
세븐일레븐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의 다른 유통 계열사들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롯데쇼핑의 롯데온, 롯데면세점이 각각 희망퇴직을 시행했으며, 실적 부진 속에서 롯데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이 잇따라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속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7일부터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G마켓은 근속 2년 이상의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법정 퇴즉금 외에 특별 위로금을 약속했다.
SSG닷컴 등 신세계 계열사들 또한 희망퇴직을 시행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6월 두 회사의 대표를 교체하고 이후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또한 신세계건설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하며 대주주 책임 경영 강화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도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오비맥주는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4개월 치 임금을 제공하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강제적 조치가 아니며, 조직의 선순환을 위한 정례화된 제도"라고 설명하며 희망퇴직에 비례해 신규인력을 채용하기 때문에 희망퇴직으로 인한 조직 슬림화는 없다는 입장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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