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원시 마산 합포구가 경상남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회와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관내 부동산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합동 점검을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전세사기가 속출하며 수많은 시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 일이 반복되자,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전세사기란 전세보증금을 지불한 후, 임대인이 이를 반환하지 않거나 연락을 끊는 등의 방법을 사용해 의도적으로 보증금을 편취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 '깡통전세'가 있다. 이는 실제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 상황임에도 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전세 계약을 체결하여 보증금을 편취하는 유형의 사기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가 전세사기라고 볼 수는 없다.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 채무불이행은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사기 혐의로 임대인을 처벌할 수 없으며, 민사상 채무이행소송을 제기하여 해결해야 한다.
사기와 채무불이행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은 '기망행위'의 존재이다. 기망행위란 사람에게 착오를 일으키는 것으로, 임대인이 임차인을 기망하여 재산상 처분을 하게 만들어야 하며, 이를 통해 임대인이 경제적 이득을 취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전세금을 받으면서도 이를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을 숨기고 계약을 체결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면 계약 당시 임대인의 변제 능력이나 변제 의사 등 여러 요소를 확인하여,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속여 계약을 체결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만일 이러한 상황에 해당한다면 임대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할 수 있다. 단, 사기죄가 성립하여 처벌에 이른다 하더라도 받지 못한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민사소송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무법인YK 창원분사무소 나자현 형사전문변호사는 "대부분의 전세 보증금은 임차인의 전 재산과 맞먹는 고액이기 때문에 전세 보증금을 제때 반환받지 못하면 임차인들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하지만 사기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이 무작정 임대인을 고소할 경우, 스스로의 시간과 비용, 행정력만 공연히 낭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변호사와 함께 형사사건이 성립할 수 있는 사안인지 살펴보고 고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 반대로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해 사기죄로 고소당한 상황이라면 심문이나 조사 과정에서 사기죄의 고의나 기망행위가 없었음을 충실히 변론하고 입증해야 한다. 입장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 밖에 없으므로, 전세사기 문제는 초기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