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역사적 상징성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 9월 9일 미국 국가사적지로 공식 등재됐다.
한국 정부 소유 건물이 미국에서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첫 사례로 김구재단은 등재를 기념해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 영인본을 공사관에 기증했다.
휘호에는 “한국과 미국이 친선하고 평등하게 서로 돕자”는 의미의 ‘한미친선평등호조(韓美親善平等互助)’가 담겨 있다. 김구 선생이 1949년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였던 그레고리 헨더슨에게 직접 써 준 글씨로, 해방 후 혼란한 정국 속에서도 한미 평화를 염원한 그의 확고한 의지를 느낄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이 휘호는 오랫동안 헨더슨 가문에 보관됐다가 2002년 백범김구기념관 개관을 기념해 기증됐으며, 2008년에는 당시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가 그 의미에 감동하여 영인본을 주한미국대사관저에 게시하기도 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이후로도 김구재단 및 백범김구기념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이번 휘호 기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휘호 제막식에는 김구재단 설립자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 스티븐스 전 대사 등이 참석했다. 현재 이 휘호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1층 현관에 게시되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한편,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89년부터 1905년까지 대한제국의 외교 공간으로 활용된 건물로, 19세기 워싱턴 D.C.에 위치한 외국 공관 중 유일하게 원형이 보존된 사례다. 한국 국가유산청은 2012년 공사관을 매입해 복원한 후 역사 전시관으로 운영 중이며, 이곳은 한미 관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장소로서 한미 우정과 미래를 상징하는 의미 깊은 국가 유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