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불륜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피해자에게 깊은 정신적 상처를 안기는 행위다. 간통죄가 폐지된 후 불륜을 저지른 이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지만, 상간소송 등 민사소송을 통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다. 위자료 청구는 배우자에게도 할 수 있지만,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위자료 청구는 이혼 시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선뜻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상간소송은 이혼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더욱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상간소송을 통해 제3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이 이혼소송에서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보다 훨씬 까다로운 일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때에는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된다. 그러나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때는 상간자가 부정행위에 참여했다는 사실 외에도, 상간자가 배우자의 기혼 여부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만약 상간자가 배우자의 기혼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였다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다.
따라서 상간소송을 제기할 때에는 부정행위를 입증할 자료 외에도, 상간자가 배우자의 기혼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상간자가 혼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할 경우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상간자와 피해자의 배우자가 주고받은 메시지나 대화에서 배우자나 자녀를 언급하는 등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면, 이는 소송에서 유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통화 기록, 메시지, 사진, 영상 등 여러 형태의 증거를 통해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부정행위는 반드시 성관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부부 간 정조 의무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 따라서 생각보다 활용할 수 있는 증거의 폭이 다양하다. 다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하면 오히려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상간소송을 진행하기 전에는 전문적인 법률 자문을 구하고, 법적으로 유효한 증거만을 수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도 중요한 요소다.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부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만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소송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증거를 확보하고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YK의 조한나 가사전문변호사는 “상간소송을 진행하는 피해자는 종종 감정적으로 과잉 반응할 수 있다. 불륜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가 분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상간소송에서 승소하고 싶다면 감정적 대응은 피해야 한다. 법적인 대응을 철저히 준비하고 감정적인 실수를 피해야 승소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성적인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