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우리은행장이 26일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보고 지연 의혹의 여파로 연임을 포기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 행장이 최근 우리금융그룹 이사회에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아울러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에 차기 행장 후보 ‘롱리스트’에서 자신를 제외하고 후임 행장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추위는 이에 따라 조 행장을 제외한 후보군 중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조 행장은 곧바로 은행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올 연말까지는 행장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조 행장은 이날 오전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정기 임원회의에서 “마무리를 잘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라며 연말까지 흔들림 없는 업무 수행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들로 구성된 자추위는 그동안 외부 전문가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 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통해 후보군을 추려왔다.
현재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가나다 순) 김범석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과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 등 6명으로 알려졌다.
자추위는 예년과 달리 ‘롱리스트’나 ‘숏리스트’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최종 후보를 한 번에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점은 오는 28일이 가장 유력하다.
손태승 전 회장이 부당대출 연루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점이나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 기간을 29일까지로 한 차례 더 연장한 점이 변수로 꼽혀 발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조병규 행장의 임기가 연말까지이기 때문에 은행장 공백이 없도록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