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을 말할 때 자주 언급되는 역사적 인물이 유방과 항우입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저잣거리에서 건달 짓이나 일삼던 유방이 어떻게 명문가 출신의 뛰어난 장수인 항우를 물리치고 나라를 건국할 수 있었나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본인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지만 장량, 소하, 한신 같은 훌륭한 참모들을 등용해 유방은 대업을 이루었습니다. 반면 항우는 본인의 역량이 너무나 훌륭했기 때문에 측근에 인재를 두지 않았고 그나마 있던 인재도 떠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인재를 모으고 그들의 역량을 활용한 리더는 나라를 세웠지만 그렇지 못한 리더는 자살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두 사람의 리더십을 비교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람’입니다. 주변에 뛰어난 인재들을 얼마나 두는가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유시민 작가가 언젠가 방송에 나와 했던 말이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A급 리더는 참모진과 휘하 조직을 꾸릴 때 A급 또는 S급 인재를 데려온다. 반면 스스로가 C급인 리더는 자신과 비슷한 C급이나 D급 부하직원으로 채운다.”
‘조직의 수준은 리더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A급 사람들이 모인 조직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게 당연합니다. 문제는 C급 리더가 이끄는 조직입니다. C급 리더는 일단 A급 인재를 뽑지 않고 A급 인재는 C급 리더를 보좌하기 어렵습니다. 부하가 돋보이면 C급 리더는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포용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관리하기 쉬운 C급이나 D급 사람만 씁니다.
임기 초부터 야당과 협치하고 주변 참모들을 폭넓게 쓰라는 충고와 지적이 쏟아졌지만 이 C급 리더는 충암고, 서울법대, 검찰 출신 위주로 사람을 뽑았습니다. 인재풀이 적으니 당연히 A급 인재가 있을 가능성이 적습니다. 혹시 A급 인재가 있더라도 그 인재는 C급 리더의 부름에 응하지 않거나 바로 뛰쳐나갔습니다.
문제가 터지고 사건이 생겨날 때마다 부하직원들의 행태를 보면 조직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참모들은 무능하거나 무책임했고 심지어 모시던 리더를 욕하고 조롱했습니다. 《덤앤더머 Dumb & Dumber》라는 헐리우드 영화가 있습니다. 말그대로 두 바보가 좌충우돌하는 코미디 로드무비입니다. 2024년 대한민국에선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덤과 더머를 맡아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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