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5.01.14(화)
[신형범의 千글자]...서머타임, 나도 반대일세!
다음 주(한국시간 1월 21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내놓는 정책마다 세계를 놀라게 했고 그 파급효과 또한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미국이 100년 넘게 시행해 온 ‘일광 절약 시간제(Daylight Saving Time 서머타임)’ 폐지입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DST(서머타임)는 불편하고 국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며 ‘폐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썼습니다. 서머타임은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져 낮이 길어지는 하절기에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겨 조명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독일에서 처음 시행됐습니다.

미국은 1918년, EU(유럽연합)은 출범 3년 뒤인 1996년에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1948년 미국을 따라 도입했다가 1960년 중단했는데 1987~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한시적으로 시행한 적 있습니다. 현재 서머타임을 시행 중인 나라는 미국 캐나다 호주와 EU 회원국 등 모두 70여개입니다.

서머타임 도입 취지는 해 뜨자마자 일찌감치 일과를 시작하고 빨리 끝냄으로써 어두워진 후까지 일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퇴근 이후 레저활동 시간이 길어져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또 어두운 시간에 활동시간이 줄어 강도 같은 거리범죄가 감소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고 근거를 댑니다.

반면 이런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장점에 비해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고 반발합니다. 서머타임 시행과 종료에 맞춰 매년 두 번씩 표준시를 조정하는 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 국가적으로는 오히려 손해라는 것입니다. 또 서머타임을 시행하지 않는 나라들과 일정 조정을 위한 전산작업 등에 엄청난 비용이 들고 이에 따른 혼선의 부작용도 있다는 게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폐지론자들은 표준시 변경에 생체리듬이 따라가지 못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커지고 기상시간을 당기면 오전 업무집중도가 떨어져 생산직의 경우 사고 위험이 올라간다는 통계를 증거로 내놓습니다.

현실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도 폐지 여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주장에 힘입어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 있던 서머타임 존속 논의가 유럽의회 의원들 사이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보도도 봤습니다. 개인적으론 트럼프를 싫어하지만 서머타임제 폐지에는 찬성하는 쪽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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