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고용과 노사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3명 중 2명 꼴로 해외 등으로 기술이 유출되고 핵심인력 이탈 우려가 있다고 봤다.
전자신문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근로자 해고, 인력 구조조정 등 부정적 노사관계가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전체 응답자의 55.8%가 ‘동의한다’고 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24.7%다.
MBK의 고려아연 인수에 따른 영향을 묻는 질문엔 국민 3명 중 2명(66.3%)이 기술 유출, 핵심 인력 이탈 우려 등 ‘부정적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경영권 강화를 위해 투자가 이뤄져 지역사회에 고용 창출이 되는 등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11.3%에 불과했다.
과거 MBK가 인수한 기업에서 불거진 구조조정 논란과 노사갈등에 대한 학습효과 탓에 고용과 일자리에 있어 MBK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사한 결과여서 주목된다.
지난해 고려아연 임직원 2000명(응답률 60%)을 대상으로 실시된 무기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용 불안을 느끼거나 이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비율이 59.6%로 집계됐다. ‘지속적인 언론 노출과 주변의 관심·우려가 급증하면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답변도 72.8%로 나타났다.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된 데는 핵심기술 유출 우려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기술은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 등 미래 신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사모펀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핵심기술이 국외로 이전돼 국익을 훼손할 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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