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5.02.05(수)

트럼프 관세전쟁, 중국이 아닌 이웃국가들과 2차전 예고...월가, 이미 '써먹은 카드' 트럼프에겐 오히려 부담

승인 2025-01-22 06:25:00

캐나다 멕시코, 관세조치에 '맞대응' 의지 밝혀...외신들도 별로 크게 다루지 않아

[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 날 이웃 국가들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대해 캐나다와 멕시코도 맞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중국이 아닌 이웃국과들과 양보할 수 2차전을 예고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미 트럼프 1기때 관세 부과를 경험한 적이 있어 이번 2차 전쟁은 트럼프에게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이미 '써 먹은 카드'라 보도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상황이다.

 트뤼도 캐나다총리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의 관세 조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통신
트뤼도 캐나다총리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의 관세 조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통신

◇ 트뤼도 캐나다총리, "강력히 대응할 것"..."무역 전쟁으로 미국은 대가를 치를 것"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월 1일부터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 예고와 관련, 미국의 조치에 캐나다도 강력히 대응할 것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퀘벡주 몬테벨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예고에 관한 질문에 "캐나다는 그에 대응할 것이며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일정 수준의 예측 불가능성과 수사(修辭)가 항상 나온다는 점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미국에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도 "캐나다 역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AFP는 캐나다 정부가 철강, 세라믹, 유리, 오렌지주스 등 미국산 제품을 1단계 보복관세 부과 대상 품목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관세 부과를 대비해 1050억달러(약 153조원)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대상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정부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취임이후 관세를 부과할 경우 1050억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미 캐나다 국경, 블룸버그통신
캐나다 정부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취임이후 관세를 부과할 경우 1050억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미 캐나다 국경, 블룸버그통신

앞서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자 세탁기와 버번위스키 등 미국산 상품들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캐나다 정부는 보복 관세 대상 품목을 정하면서 미국 공화당 정치인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에 있는 공장을 겨냥하는 압박 전술을 구사했다. 해당 상품들의 수입 규모는 166억달러 수준이었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2023년 기준 자동차와 부품을 포함한 캐나다 수출의 75%가 미국으로 간다.

◇ 멕시코, 이빈자 국경 대응 전략 속도감 있게 내 놔...셰인바움 대통령 '보복 관세는 차후에" 말 아껴

'미국의 남부 이웃' 멕시코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이민자 추방과 무역협정 재검토 등 일련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속도감 있게 내놓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침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병력 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트럼프 행정명령은 1기 정부 때와 매우 유사한 내용"이라며 "우리는 이미 그걸 겪어봤고, 그 시기를 살아봤다"고 말했다.

 멕시코만 명칭 유래에 대해 설명하는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사진=블룸버그통신
멕시코만 명칭 유래에 대해 설명하는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사진=블룸버그통신

멕시코는 북부 국경을 따라 11개의 송환 포인트를 설치해 미국에서 추방된 이들을 맞은 뒤 이민청·전력청·복지 당국 협의를 통해 공공의료 시스템을 비롯한 기본 생활 안정 프로그램 명단에 통합할 예정이다.

이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복지 카드에 일정한 비용(2천 페소·14만원 상당)을 넣어 지급할 계획이라고 내무장관은 덧붙였다.

일자리 알선과 커뮤니티 적응 지원 등도 병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존 무역협정 재검토를 지시한 것과 관련, 셰인바움 대통령은 역내 경제블록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경우 "이미 2026년에 이행사항 검토를 하기로 조약 자체에 설정돼 있었다"면서 미국산 무기 밀매를 비롯한 사안 등과 연결해 협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지 일간 엘피난시에로는 실무팀이 몇 달 전부터 USMCA 구체적인 검토 내용에 대해 살피고 있다면서, '협정 재검토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또 멕시코만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는 안에 대해 "전 세계에는 여전히 멕시코만"이라며 "(미국 쪽 연안) 대륙붕을 위해 그 이름을 설정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25%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전략은 실제 미국에서 발표하게 되면 그 이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성구 비욘드포스트 전문위원 news@beyondpost.co.kr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